트럼프 동선 따라 연속 반대시위…경찰 '최고 비상령'

입력 2017-11-06 11:43
수정 2017-11-06 16:18
트럼프 동선 따라 연속 반대시위…경찰 '최고 비상령'

7∼8일 靑·광화문·국회 앞 반전·평화 시위 예상…종교인도 동참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이효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7∼8일 진보·반미·반전 성향 시민단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에 맞춰서 연속 집회·시위를 벌인다.

6일 한국진보연대·노동자연대 등 220여개 시민단체 모임인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오산기지에 도착하기 전인 7일 오전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속 집회에 나선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로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광화문광장에 모인 다음, 청와대 춘추관 인근인 팔판동으로 이동해 오후 내내 집회를 벌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반전·평화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 일정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맞춰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동참한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시민단체 모임 '주권자전국회의'가 반전을 기원하는 촛불을 켠다. 촛불집회에는 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주제 라모스 오르타 전 동티모르 대통령도 참석한다.

이들 단체 회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알려진 호텔 앞으로 행진하고 밤샘 항의 시위도 펼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찾는 8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국회 인근에서 항의 시위가 예정돼 있다.

특히 공동행동은 오전 9시께부터 '트럼프 국회연설 저지 행동'을 예고, 경호·경비에 나서는 경찰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국회 주변에 3중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경력 20여개 중대(1천600명 이상)를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인 7∼8일 반대시위 규모는 1천명 내외로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은 7일 저녁 촛불집회에 진보성향 시민이 대거 참석하더라도 2천명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급진주의 단체와 '방미 트럼프 탄핵 청년단(방탄청년단)' 등 이른바 '기동성' 좋은 청년단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 돌발시위를 벌일 수도 있어 경찰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찰은 7∼8일 도심에 신고된 집회·시위 109건 중 2건을 아예 금지 통고했다. 28건은 행진 또는 시위 장소를 제한했다. 아울러 7∼8일 서울에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甲)호비상령을 내리고 가용한 경찰력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공동행동은 6일 오후 1시께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의 집회·시위 금지 및 제한 조처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하루 전인 6일 광화문광장에서는 진보성향 종교인도 트럼프 대통령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날 오전 평화활동가 문규현 신부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에 앞장선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대위 강해윤 교무, 조헌정 전 향린교회 담임목사가 평화단체 회원 10여명과 함께 청와대 방면으로 '삼보일배 평화기도'를 진행했다.

이들은 북미·남북 대화 재개, 한미 합동군사연습·북한 핵미사일실험 동시 중단 등을 기원하며 청와대 인근까지 왕복으로 삼보일배를 벌였다. 7일과 8일에도 같은 행진을 반복한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도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남북평화 기도회'를 개최한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일인 7일 오후에는 5대 종단 관계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지난 9월20일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조영삼씨의 추모 기도회를 연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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