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트럼프, 오바마 전철 밟아선 안돼…중국 경계 무익"

입력 2017-11-06 10:28
中매체 "트럼프, 오바마 전철 밟아선 안돼…중국 경계 무익"

"트럼프 무역·북핵 진전 거두려면 중국 협조에 달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관영 매체들이 오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의 굴기(堀起)를 막고 경계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연일 미·중 우호·협력을 강조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국·영문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이 오바마의 전철을 다시 밟아선 안 된다'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미·중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 매체는 "트럼프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북핵과 무역 균형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들 문제에 대해 일부 미국인은 중국의 굴기와 연관해 거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 핵심은 중국과 관계 설정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대의 '아태 재균형' 전략은 중국의 굴기를 막지 못했고 미국에 실질적인 이익도 가져다주지 못해 실패했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전임 오바마 정부의 중국에 대한 경계는 계승하고 있으나 '아태 재균형' 전략은 거의 포기했다"고 이들 매체는 평가했다.

이들 관영 매체는 "트럼프 취임 이래 아태 지역에서 동맹 체계를 급속히 강화하고 최근 인도와 관계를 맺으며 '인도·태평양 개념'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오바마의 전철을 밟는다고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오바마가 만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로 '아태 재균형' 전략의 경제 구조를 무너뜨려 이미 회복 불능이 됐다"고 해석했다.

이어 "미국은 아태 동맹국에 경제적 이익을 줘서 안보 동맹을 공고히 하는 것이 아니라 안보 유대를 제공해 아태 동맹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받아내려고 하는데 이는 트럼프가 원하는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관계"라면서 "북한 문제도 미국은 자신의 요구에 따라 각국이 행동하고 연합해서 북한을 압박하길 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국가들이 중국의 굴기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영토 분쟁이 있어 '중국 위협론'을 조작할 여지가 있지만 이들 국가의 걱정은 미국에 조공을 바쳐 안보를 지킬 정도는 아니다"면서 "미국은 중국을 억제해 자신의 우세를 유지하거나 미국을 발전시켜 중국에 대한 우세를 유지하는 방법을 쓰는데 전자는 오바마, 후자는 트럼프라고 볼 수 있으며 트럼프에게는 장애물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 매체는 "미·중은 교류가 막대하고 중국과 주변국이 경제적으로 밀접히 연관돼 있어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전략은 더 갈 수 없다"면서 "트럼프 정부가 미국을 발전시키려면 우호 협력의 아시아가 필요하며 '역외 균형'을 통해 미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경제·무역과 북핵인데 큰 진전을 거둘 수 있는지는 중국의 협조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중국을 경계함이 지나치면 경계자 자신이 중국보다 더 괴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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