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원정 취향교 원형은 북쪽으로 난 4열 교각의 곡선 다리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발굴조사 결과 공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복궁 후원 연못 한가운데 있는 향원정(香遠亭, 보물 제1761호)과 이어지는 다리인 취향교(醉香橋)의 원래 위치와 형태가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취향교 터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취향교가 건청궁(乾淸宮)이 있는 북쪽으로 설치돼 있었고 원형은 4열 교각이 있는 곡선 다리였다고 6일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교각 1열에는 적심(積心·기둥을 받치기 위해 자갈 등을 채워 넣은 시설)과 나무 기둥이 2개씩 있었다"며 "취향교는 처음엔 홍예처럼 곡선을 그렸으나, 점차 평평한 직선 형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향기가 멀리 퍼지는 정자'라는 의미의 향원정과 '향기에 취하는 다리'라는 뜻의 취향교는 고종이 세웠다. 구한말과 대한제국 시기에 간행된 자료인 '경복궁 배치도'와 '북궐도형'을 보면 취향교는 본래 북쪽에 있었으나, 한국전쟁 때 파괴돼 1953년 남쪽으로 재건됐다.
연구소는 취향교에서 향원정으로 들어가는 보도 시설과 건청궁에서 연못으로 내려오는 도랑인 암거(暗渠)도 찾아냈다.
아울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측량과 3차원 입체(3D) 스캐닝을 통해 취향교 정비에 필요한 측량 자료를 확보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복궁 후원에는 향원정 이전에 취로정(翠露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전하는데, 정확한 위치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며 "향원정과 취로정의 연관성을 찾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