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軍, 트럼프 방한계기 北기습도발 대비 정밀 감시

입력 2017-11-06 08:39
한미 軍, 트럼프 방한계기 北기습도발 대비 정밀 감시

北 탄도미사일 발사 대비 그린파인·이지스함 등 가동

4월 펜스 美부통령 방한때도 북 미사일 발사…軍 "만반 대비태세"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 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하루 앞둔 6일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징후는 없지만, 언제든지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는 미사일 기지 등에서는 인력과 장비 등의 통상적인 활동이 식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 군은 북한이 과거와 같이 기습적으로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높은 수준의 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그린파인'과 이지스구축함 등 감시자산을 가동하며 북한 동향을 면밀히 감시 중이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50여일 동안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2주년 기념일인 지난달 10일을 전후로 대형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지만, 도발 없이 지나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북한의 추가 도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지난 4월 16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이 쏜 미사일은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 각도 발사와 같은 대형 도발을 함으로써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 의지를 꺾으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5일 앞둔 지난 2일 전략무기인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다시 한번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로널드 레이건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니미츠호 등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3척도 한반도를 포함한 미 해군 7함대 작전구역에 들어와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도발을 일으켜 한반도 정세를 또다시 격랑에 빠뜨리기보다는 당분간 '숨고르기'를 하며 정세를 관망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한중일 순방 기간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는지, 중국을 포함한 관련국과 어떤 공조체제를 만드는지 등을 살펴보고 추가 도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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