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25명 그대로 도쿄 올림픽까지 가고 싶다"
"우리 선수들 약하지 않아. 개개인 기량은 일본·대만 이상"
"한국 야구 미래를 내다보고 와일드카드 배제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선동열(54)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하는 25명의 선수가 내년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한국 야구의 미래를 짊어지길 기대했다.
선 감독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대표팀 첫 훈련을 앞두고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젊은 선수들, 유망한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선발했다"며 "감독으로 맞는 첫 공식 대회인데 좋은 성적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다음 달 16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17 APBC에서 일본, 대만의 젊은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이번 대회에는 만 24세 이하 혹은 프로 3년 차 이하 선수만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다만 나이와 연차와 관계없이 와일드카드 3명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일본, 대만과는 달리 선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선 감독은 "일본, 대만은 와일드카드를 써서 팀이 강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린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이나 프리미어, 올림픽 등을 고려해 대표팀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일본이나 대만보다 절대 약하지 않다. 선수 개개인을 보면 그 기량이 일본, 대만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소집된 대표팀은 5일부터 13일까지 잠실구장과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첫 훈련을 소화하고, 6일부터 13일까지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병행한다.
대표팀은 8일과 10일 오후 2시 넥센 히어로즈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르고, 12일 오후 6시에는 경찰야구단과 연습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선 감독은 "사실 훈련 기간에 기량을 향상할 수는 없다. 제일 중요한 것은 컨디션 관리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실전 감각인데, 3차례 연습경기를 통해서 끌어올릴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선 감독은 대회 첫 경기로, 16일 오후 7시에 펼쳐지는 한·일전에 나설 선발 투수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그는 "과거 포스트시즌을 보면 좋은 볼을 가진 젊은 선수들이 긴장하면서 자기 볼을 못 던지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올해에는 뜻밖에 긴장하지 않고 자기 볼을 잘 던졌다. 이 점을 칭찬하고 싶다"며 "현재 선발 자원이 5명인데, 어떻게 운영할지는 연습경기를 통해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함덕주의 보직만 정했다. 함덕주는 포스트시즌에서 해왔던 대로 중간투수로 뛰게 될 것이다. 나머지 4명의 선발 투수 중에서 누가 한·일전에 나설지는 연습경기를 통해 정할 것"이라고 했다.
선 감독은 "지금 25인 엔트리 중에 도쿄돔에 가본 선수가 1명뿐이다. 길게 생각하면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있다. 아직 구장이 선택되지 않았지만, 도쿄 올림픽에서도 야구의 심장부인 도쿄돔에서 경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는 "와일드카드를 안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 25인이 한국 야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한 명이라도 더 도쿄돔에서 경험을 쌓게 하고 싶었다. 그것이 꿈이자 와일드카드를 안 쓴 이유"라며 "25인 선수들이 앞으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까지 잘해준다면 내 욕심으로는 그때도 이 25명 그대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취약 포지션으로 지적되는 포수에 대해서도 "사실 포수는 포지션 특성상 세대교체가 쉽지 않다. 이번에 한승택(KIA)과 장승현(두산)을 뽑았는데, 계속 큰 경험을 쌓다 보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 감독은 일본과 대만의 전력에 대해서는 "일본은 지금 투수력이 상당히 좋다. 전체적으로 투수 대부분이 150㎞ 이상을 던진다. 투수가 12명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150㎞ 이상이 9명"이라며 "대만은 우리와 비슷하다. 타고투저의 영향으로 타자들이 거의 3할 이상이다. 4할 타자도 있다. 다만 투수들의 경우 평균자책점이 높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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