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추가조사' 결정한 대법원장, 사법개혁도 속도전
금주 실무준비단 구성 마무리…우선 '관료화' 법관인사 개선에 초점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해소를 위해 추가조사 카드를 꺼내 든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이번 주부터 사법제도 개혁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6일 법원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소속 법관과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가 추천하는 법관들로 구성된 실무준비단을 이번 주 중 발족하고 구체적인 개혁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추가조사 결정으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동시에 법원 안팎에 사법개혁에 대한 대법원장의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실무준비단은 우선 논의해야 할 사법개혁 과제를 정하고, 과제별로 최적의 추진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다. 준비단은 내년 2월 법원 정기인사 전까지는 구체적인 사법개혁 윤곽을 만들 전망이다.
앞서 법원행정처 주요 간부를 교체해 본격적인 행정처 개편에 착수한 김 대법원장은 실무준비단을 통해 법관 인사와 상고심 제도 개선, 전관예우 근절 등의 사법개혁 과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5대 사법제도 개혁과제로 ▲ 법관의 내·외부로부터의 확고한 독립 ▲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위한 인적·제도적 여건 마련 ▲ 전관예우 근절을 통한 국민의 사법신뢰 제고 ▲ 상고심 제도의 개선 ▲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실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중에서 김 대법원장은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위한 인적·제도적 여건 마련'과 관련된 법관인사제도 개선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제도 개혁 안건 중에선 '법관인사 이원화'가 거론된다. 법관인사 이원화는 일정한 경력 이상의 법관을 고등법원 판사와 지방법원 판사로 분리해 고법 판사는 고등법원에서만, 지법 판사는 지방법원에서만 근무하게 하는 제도다.
피라미드식 인사 구조로 관료화된 조직을 이원화된 인사 시스템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소위 '법관 인사의 꽃'으로 불리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 제도를 없애는 방안이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고법 부장판사 제도의 폐해를 지적하는 청문위원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법관인사 이원화 등을 포함한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결정으로 사법부 내 논란 해소에 나선 김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작업과 관련해선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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