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보수야권 재편 임박속 "인위적 재편 없다" 독자노선
국민의당과 통합론 '잠잠'…"개혁블록·정책연대 중심"
높은 지지율로 자신감…국민의당·바른정당 재편은 변수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 처리하면서 보수 야권 재편이 목전에 다가왔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에는 나서지 않겠다"며 독자노선을 지키는 모습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공학적인 합종연횡에 나서는 듯한 인상을 줄 경우 여론의 비난에 처할 수 있는 만큼, 굳이 무리해서 정계개편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간의 재결합과는 별개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 간의 중도통합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국민의당 호남의원들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강해질 경우 민주당 역시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계개편 물살에 동참하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분간 보수통합론과 중도통합론이 복잡하게 얽혀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은 여기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노선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의 방향은 지방선거 전까지 개별 사안에 대한 정책연대나 개혁입법 공조를 위해 큰 틀에서 '개혁 블록'을 만드는 일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여기서 더 나간 연정이나 통합론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지난 대선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종종 나왔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거의 거론되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 개혁작업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높게 유지되면서 민주당의 지지도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당정이 일체가 돼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 통합론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물밑에서는 자칫 중도·보수진영과 손을 잡을 경우 개혁 의지가 후퇴하는 것으로 비치는 등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각 지역 밑바닥 조직 역시 통합에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호남만 살펴봐도 지난 총선에서는 참패했지만, 이후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열심히 뛰면서 지지율을 많이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국민의당과 통합하면서 지방선거 공천권을 두고 양측이 '지분 나누기'를 하는 양상이 벌어진다면 국민에게 실망감만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연말부터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정계개편 흐름에서 민주당이 완전히 발을 빼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바른정당 탈당자 수가 얼마가 되느냐에 따라 잔류한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들과 국민의당 사이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론에 부정적인 국민의당 호남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내에서 '차라리 민주당과 손을 잡자'는 얘기가 터져 나올 수도 있다.
안철수 대표가 중도강화 노선을 선명하게 할 경우 이런 흐름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만약 국민의당 일부 인사들이 민주당 합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민주당 내에서도 국민의당 호남의원들과의 통합, 또는 통합에 준하는 연대를 추진하는 등의 관련 논의가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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