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구단주, 소유 언론사들이 노조 세우자 전격 폐업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구단의 실소유주인 억만장자 투자사업가 조 리케츠(76)가 뉴욕과 시카고를 기반으로 운영해온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을 전격 폐쇄키로 했다.
3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리케츠는 독자들에게 띄운 공개편지를 통해 2009년부터 뉴욕과 시카고에서 운영해온 지역뉴스 공급업체 'DNA인포'(DNAinfo)와 올 초 인수한 블로그형 매체 '고다미스트'(Gothamist) 사업을 접는다고 선언했다.
새로운 뉴스 공급은 2일자로 중단됐고, 두 매체의 사업은 향후 90일 안에 종료된다.
DNA인포와 고다미스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리케츠는 "사이트 방문자 수가 월 1천500만 명에 달하지만, 이것만으로 사업모델을 가시화할 수 없었다"며 "DNA인포를 성공적인 사업체로 세우는 굵직한 전진들을 이뤘으나, 회사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저널리즘 생산을 위한 막대한 노력과 비용을 충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DNA인포'와 '고다미스트' 뉴욕 편집국 기자들이 노조 설립에 합의하고, 전미작가노조(Writers Guild of America·WGA) 동부지부 가입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킨 지 단 일주일 만에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WGA 측은 "리케츠는 직원들이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와중에 위협용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DNA인포와 고다미스트 직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DNA인포 대변인은 "뉴욕 편집국 직원들의 노조 설립 결정은 회사가 재정적인 성공을 거두기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주요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현재 DNA인포와 고다미스트 직원 수가 116명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주 노조 결성 찬반 표결을 승리로 이끌고 자축하던 DNA인포와 고다미스트 직원들이 일주일 만에 직업을 잃었다"고 서술했다.
중견 온라인 증권사 'TD 아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 창업주인 리케츠는 2009년 컵스 구단과 리글리필드를 인수하고 자녀들에게 소유권과 운영을 맡겼다.
그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 붐이 일기 시작한 2009년 뉴욕에서 지역뉴스를 중심으로 한 DNA인포를 창간했고, 3년 후 시카고로 사업망을 넓혀 급성장시켰다.
지난 3월에는 뉴욕·시카고·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워싱턴DC 등에서 14년째 운영되고 있는 블로그형 소식지 '고다미스트'를 인수했다. 고다미스트는 뉴욕의 속칭인 '고담'(Gotham)에 사람을 나타내는 '이스트'(ist)를 붙여 만든 말로, 시카고에서는 '시카고이스트'(Chicagoist), 로스앤젤레스에서는 'LA이스트'(LAist) 등으로 발행됐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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