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세탁' 성형수술 받다 피살된 멕시코 석유절도단 두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범죄조직 두목이 신원을 세탁하려고 성형수술을 받던 중 피살됐다.
3일(현지시간) 라디오 포르물라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명 '엘 칼림바'로 불리는 헤수스 마르틴은 지난달 30일 오후 중부 푸에블라 주의 한 개인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던 도중 수술실에 난입한 무장괴한들에 의해 살해됐다.
얼굴 성형을 하고 손가락의 지문을 제거하는 등 신원을 세탁하려고 수술대 위에 누웠지만, 영영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푸에블라 주 검찰은 마르틴을 경호하기 위해 수술실에 있던 3명도 살해됐다고 전했다.
검찰은 사건 초기에 과거에도 수차례 성형수술을 받은 마르틴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가 며칠간 보강 수사를 거치고 나서야 그의 신원을 확인했다.
검찰은 마르틴이 일명 '엘 어빙'으로 알려진 같은 조직 내 경쟁자로부터 명령받은 괴한들에게 살해된 것으로 보고, 수술에 관여한 의사 등 병원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마르틴은 석유절도단을 이끈 혐의로 당국의 수배를 받아왔다.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휘발유와 경유를 빼돌려 시중에 값싸게 되파는 석유 절도 조직은 전통적인 마약 갱단 다음으로 멕시코 정부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존재다.
올해 들어 휘발유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푸에블라와 베라크루스 주 등 중부 지역에서 석유절도단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는 2010년 이후 석유 절도 피해 규모가 24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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