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예상수익 '뻥튀기'해 예비점주들 울린 홈플러스 적발
기준 자의적으로 변경해 가맹희망자 예상매출액 부풀려
'중대 위반행위'…법상 최고금액인 과징금 5억원 첫 부과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홈플러스가 편의점을 개설하려는 이들에게 예상 매출액을 부풀려 제공했다가 적발돼 법률에서 정한 최고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확히 제공해야 하는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부풀려 가맹희망자 206명에게 제공한 홈플러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고 5일 밝혔다.
2012년 2월 홈플러스가 가맹사업을 시작한 365플러스편의점은 올해 2월 기준으로 총 377개이며, 작년 연간 매출액은 1천171억원이다.
가맹사업법은 점포예정지와 같은 광역자치단체 안에서 가장 인접한 5개 가맹점 중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이 가장 작은 가맹점과 가장 큰 가맹점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가맹점의 매출액의 최저액과 최고액을 토대로 예상수익정보를 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맹희망자가 계약을 체결하기 전 장사가 잘 되는지를 확인하고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로 지난 2014년 2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2014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실제보다 더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뻥튀기' 정보를 예비가맹주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률은 직전 사업연도 영업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점포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1년 이상인 점포의 정보로 예상매출액을 산정했다.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점포의 정보를 써 예상 매출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 점포예정지와 가장 가까운 점포의 정보로 예상매출을 산정해야 하지만, 홈플러스는 임의로 선정한 점포의 정보를 줬다. 장사가 안되는 점포를 빼면 실제보다 예상매출액이 올라간다.
법률은 가맹점 면적당 매출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는데, 홈플러스는 면적을 실제보다 줄여서 계산해 매출을 부풀리는 수법도 썼다.
홈플러스의 사업연도 기간은 3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28일까지이지만, 임의로 1월 1일∼12월 31일로 사업연도를 산정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이 네 가지 방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해 매출을 부풀려 제공했다. 피해자들은 부풀려진 예상매출액을 토대로 가맹계약을 맺었다.
예상매출 산정서 상단에는 가맹사업법에 따른 공정위 제공 기준으로 예상매출액을 계산했다고 적혀있었지만 사실과 달랐다.
공정위는 홈플러스의 행위가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라고 판단, 법상 최고액인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고액 부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또 모든 가맹사업자에게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통지하도록 했다.
최근 법률 개정으로 올해 10월 19일 이후 발생하는 가맹본부의 허위·과장 정보 제공 행위는 3배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홈플러스의 위반 행위는 그 이전이라 해당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고의로 예상수익정보를 부풀린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가맹사업법은 고의나 과실이 아닌 과장 여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다수가 생계형 개인사업자인 가맹희망자들을 대상으로 계약 체결 전 합리적 판단을 방해한 행위를 엄중히 제재했다"며 "앞으로도 가맹본부의 허위·과장 정보 제공 행태를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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