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의 귀환] 화장품·식품업계도 '훈풍'…실적 반등 기대감 확산

입력 2017-11-05 06:05
[유커의 귀환] 화장품·식품업계도 '훈풍'…실적 반등 기대감 확산

식품, 신제품 출시·판촉 확대…화장품, 면세점 매출 회복 전망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김은경 기자 =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봉합됨에 따라 식품·화장품 업종 기업들의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이후부터 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내년에는 사드 사태 이전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식품업계, '사드충격' 회복세…中 신제품 출시·판촉 강화

사드 사태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던 식품업계는 한중 관계 개선을 계기로 중국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활발한 사업을 하는 대표적인 제과업체인 오리온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법인 실적이 올해 상반기에는 적자였으나 3분기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은 7월 이후 중국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90%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매출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이미 중국 매출이 상당 부분 회복됐으며 한중 관계 개선으로 내년에는 더 나은 실적을 예상한다"며 "중국에서 그동안 주춤했던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최근 중국에서 신제품 '큐티파이 레드벨벳'을 선보였다.

중국 여성들 사이에 새콤달콤한 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점에 착안해 딸기와 크랜베리가 어우러진 잼을 넣어 만든 파이를 개발했다.

오리온은 연내 최소 2∼3종의 신제품을 중국에서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수익성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내년 1분기 오리온의 합산 중국 매출액은 최소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오리온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4% 감소한 713억원, 중국 영업이익은 37.0% 감소한 445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전망했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반기와 비교하면 실적이 대폭 개선되는 셈이다.



농심도 '한중 해빙 무드'와 더불어 중국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중국법인도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이 전망된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 실적이 3분기 이후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에서의 판촉과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사드 이전 수준으로 실적이 회복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드 보복 완화와 중국 시장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도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중국 시장 변화에 대해 기대는 하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으로 체감되지는 않는다"라며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중국 사업 구조조정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화장품, 사드 보복 완화 최대 수혜주…실적 반등 기대

올해 전반적인 부진에 시달렸던 화장품업계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 중 올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아모레퍼시픽은 한중 관계 회복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올해보다 5.6%, 12.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헤라 등 고가 브랜드는 면세점에서 많이 판매된다.

면세점 매출의 약 80%를 중국인이 차지하기 때문에 올해 실적은 부진했지만, 기저효과로 내년 실적은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한중 관계 회복 합의로 중국 사업이 예전처럼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 것은 시기상조라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실적 부진이 단순하게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 변화 등 외부 이슈에 따른 것이라고만 보고 있지 않다"며 "회사 내부의 부족함, 국내외 장기적인 경기 침체, 화장품 산업 내 경쟁 심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올해 사드 갈등으로 화장품사업의 실적은 다소 부진했으나 생활용품, 음료 부문이 꾸준히 성장하고 '후' 등 럭셔리브랜드가 선전했다.

내년에 중국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 역시 면세 부문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LG생활건강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각각 5.3%, 5.7%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이 다시 활발해진다면 면세점을 중심으로 화장품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 현지에서도 한국 화장품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큰 영향을 받은 화장품 판매업체에 반해 제조업체들은 전반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 고객사도 보유하는 등 매출 구조가 다변화돼있는 덕분이다.

지난해 기준 코스맥스의 매출 비중은 내수가 60%, 중국 현지가 37%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콜마 고객 중 중국 현지기업 비중이 80%"라며 "중국 무석콜마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는 2019년에는 매출이 2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5개사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0.1% 감소한 13조3천억원"이라며 "내년에는 합산 매출액이 올해 대비 7.2% 증가한 14조3천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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