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규제완화가 창업성공을 결정하진 않아…노력을 존중해야"
미국 애스턴대 폴 레이놀즈 교수, 연세대 YVIP 콘퍼런스서 기업가정신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통념과 달리 재정적 지원과 각종 규제 완화는 신생기업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애스턴대 폴 레이놀즈 교수는 3일 서대문구 연세대 용재홀에서 열린 제1회 YVIP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기업가와 정책 입안자가 창업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제시했다.
레이놀즈 교수는 "정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신생기업에 돈을 많이 주고 규제를 없애는 데 집중하고, 모든 기업가는 지원은 많고 규제는 적기를 바라지만, 지원과 규제는 실질적인 요소가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각 기업이 받는 재정 지원 규모와 해당 기업의 수익을 비교해보면 재정 지원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꼭 수익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며 "창업했다가 포기한 사람 중 규제 때문에 그만뒀다고 한 사람도 없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뜻밖에 출산, 이혼, 부모의 질환 등 개인적 이유로 사업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사업적 이유에 따른 포기보다 더 많다고도 전했다.
레이놀즈 교수는 "더 많은 사람이 창업에 관여하도록 하고 창업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 결과의 정책적 함의"라며 "창업노력에 대한 존중, 모든 교육기관이 창업 교육을 포함할 것, 새로운 창업이나 다른 기업으로의 이직 활성화 등을 통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2008∼2011년 세계 각국의 연간 GDP 성장률과 자신이 고안한 창업 활성화 지수 사이에 긍정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그래프를 보여주며 "창업은 경제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 창업은 보상이 크며 창업자의 직업 만족도도 일반 근로자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레이놀즈 교수는 세계 벤처 창업 생태계 연례조사 프로젝트인 '전 세계 기업가정신 모니터링'(GEM)을 총괄하고 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왕포캄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대학은 점점 기업가정신 발전에서 촉매 역할을 할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는 기관"이라면서 "기술 이전을 통해 경제 발전에 공헌해야 한다는 요구도 점차 많이 받고 있다"며 대학이 기업가정신 발전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의 하워드 올드리치 교수는 "실리콘밸리는 고성장과 많은 투자, 혁신과 창의성, 기회의 발굴과 창조에 집중하는데 성장이라는 것은 불확실한 과정의 결과물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런 모델은 일반적인 기업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올드리치 교수는 "유니콘(실리콘밸리에서 큰 성공을 거둔 기업), 가젤(고성장 기업) 등은 불균형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기업가는 인간이고 기업가는 불확실성 속에서 학습한다"며 창업가들이 실리콘밸리의 방식에만 집중할 필요는 없다고 주문했다.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열린 이날 콘퍼런스는 연세대 경영대가 개최했다. YVIP는 'Yonsei Venture, Innovation and Startup Program'의 줄임말로 '연세창업혁신프로그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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