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체 bhc-BBQ, '물류계약 파기' 법적공방 본격화
bhc "BBQ 일방적 계약 파기로 2천300억원 손해"
BBQ "영업비밀 누출 등으로 계약 유지 불가능…소송액 터무니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치킨 업계 2, 3위 업체인 bhc와 BBQ가 물류계약 파기에 따른 소송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달 26일 BBQ에 대한 물류용역대금 및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당초 135억원에서 2천360억원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한때 같은 뿌리였던 두 회사의 법적 공방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BQ는 2013년 자회사인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bhc가 BBQ 계열사의 물류용역 및 소스 등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게 해주겠다'는 내용의 물류계약을 체결하고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도 함께 팔았다.
BBQ는 이후 4년간 bhc로부터 물류를 공급받았으나 지난 4월 계약을 돌연 파기했다. 경쟁사로부터 물류를 공급받다 보니 신메뉴 개발정보 등 영업비밀이 새어나가고 가맹점 불만이 높아져 더는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bhc는 지난 4월 BBQ에 대해 135억원 규모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26일 소송액을 2천36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BBQ의 계약 파기로 매월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계약 유지 시 발생할 미래 매출까지 포함한다면 손해액이 2천36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bhc 관계자는 "BBQ가 회사를 매각할 때는 물류계약을 포함해 매각해놓고 인제 와서 계약상 해지 사유가 아닌데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손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BBQ 관계자는 "bhc 매각금액이 1천200억원이었는데 소송액이 2천300억원이라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다"며 "영업비밀이 새 나가는 등의 사례가 빈번해 가맹점 보호 차원에서 도저히 계약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전이 업계 2, 3위를 다투는 bhc와 BBQ의 매출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업계 매출을 보면 1위 교촌치킨에 이어 bhc가 처음으로 BBQ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한때 BBQ의 자회사였던 bhc의 역전을 두고 'BBQ의 굴욕', '아우의 반란'이란 말이 나왔다.
이 때문에 매출을 추월당한 BBQ가 bhc 매출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물류계약을 해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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