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사라진 韓中포럼…최태원 SK회장·베이징대총장 화합 강조

입력 2017-11-03 14:18
'설전'사라진 韓中포럼…최태원 SK회장·베이징대총장 화합 강조

사드봉합 후 첫 '베이징포럼' 개막…中주빈, 차관급→부총리급 상승

최태원 "한중,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신속하고 깊이있게 발전하길 기원"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한중 양국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 봉합 조치 이후 SK그룹 산하 한국고등교육재단과 베이징(北京)대 주최로 3일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른바 '사드 설전'이 사라졌다. 서로 공존과 화합을 강조했다.

양측은 이날 베이징 시내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변화하는 세계의 가치와 질서'라는 주제로 '2017 베이징포럼'을 공동주최했다.

축사자로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연임하고, 중국인들이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포럼 주제와 관련해 "사회적 가치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치이자 지켜야 할 가치"라며 "중국과 한국, 나아가 아시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존하기 위해선 필요한 가치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한중관계가 1년여 동안 경색됐으나 양국이 이전의 우호적인 관계를 복원키로 했다"면서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신속하고 깊이 있게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린젠화(林建華) 베이징대 총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지와 협력으로 베이징포럼이 14회째를 맞았다"면서 "베이징포럼을 통해 국제사회 화합과 지역 화합에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린 총장은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정신을 거론하며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은 개방·포용·협력을 추구한다"며 "베이징포럼이 인류 운명공동체의 가치와 세계 공영에 공헌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사드 갈등이 본격화한 지난해 7월 이후 양국이 공동 주최하거나 함께 참가하는 학술포럼에선 사드 문제를 놓고 자주 설전을 벌였다.

실제 지난 6월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포럼'에서 위홍쥔 전 대외연락부 부부장과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축사에서부터 사드를 두고 설전을 벌였고, 8월 '제6차 세계평화포럼'에서도 한중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공방했다.

그러나 한중 양국 간 '사드 봉합' 이후 처음으로 열린 양국 공동주최의 베이징포럼에선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올해 베이징포럼의 중국측 주빈(主賓)을 봐도 한중관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작년에는 하오핑 교육부 부부장(차관급)이 주빈으로 참석했으나, 올해는 왕자루이(王家瑞)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부총리급)이 왔다.

왕 부주석 외에도 린후이칭(林蕙靑) 교육부 부부장(차관급), 왕닝(王寧) 베이징시 부시장 등도 참석했다.

베이징포럼은 이달 5일까지 댜오위타이와 베이징대에서 열린다.

한중 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학계, 정·재계 인사 1천여명이 참가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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