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출당'에 보수야당 재편 본격화…정국 '연쇄반응' 일으킬까

입력 2017-11-03 18:37
수정 2017-11-03 19:06
'朴출당'에 보수야당 재편 본격화…정국 '연쇄반응' 일으킬까

與 "원내주도권 약해질라"…국민의당 "중도연대 차질 생길라"

'朴출당' 결정에 촉각…원내지형 변화·정계개편 영향 주목

"파장 어디로 튈지 아직 몰라…지방선거까지 신중히 지켜봐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제명 처리하면서 정국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를 계기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탈당 및 한국당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한국당 중심의 보수야당 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이것이 정치권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일각에서는 보수야당의 재편으로 원내 1당의 지위와 국회권력을 위협받게 되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 호남의원들과의 통합, 또는 통합에 준하는 연대를 추진하는 등 '연쇄반응'을 초래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번 결정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먼저 민주당과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바른정당의 분당과 한국당 중심의 보수재편 움직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관측과 함께, 이런 흐름이 원내 역학구도 변화는 물론 향후의 정계개편 흐름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제1야당의 몸집이 커지면서 여당의 원내 장악력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또 국민의당 내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선거연대 논의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각각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다당제라는 복잡한 정치지형에서 이번 일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는 속단할 수 없는 만큼, 지방선거까지는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 與 "원내주도권 약해질까" vs "新3당 연대 쉬워져"

민주당은 "다른 당의 일에 휩쓸릴 이유가 없다"며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내부에서는 이번 출당 조치를 계기로 한국당이 '친박'(친박근혜) 청산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앞세워 보수층 결집을 시도할 수 있다고 관측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보수통합에 속도가 붙을 경우 자칫 원내 1당의 자리까지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은 121석·한국당은 107석이다. 현실적으로 바른정당에서 15명 이상이 한국당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1당 지위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이 민주당에 필적하는 의석수를 갖는다면 원내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반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원내 역학구도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하리라는 의견도 많다.

원내 한 관계자는 "어느 정당도 150석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은 마찬가지가 아니냐.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과 연대가 수월해지리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바른정당 의원들이 합류해도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것 아니냐"라며 "정체성이 명확해지면서 한국당을 제외한 세 당이 '탄핵연대', '신(新) 3당 연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민의당 "중도연대론 타격" vs "캐스팅보트 존재감 커져"

국민의당 상황은 한층 더 복잡하다.

우선 당내에서는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추진된 '중도정당 연대론'이 벽에 부딪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이번 일로 보수통합이 급물살을 탈 경우 중도연대는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 관계자는 "한국당에 합류하지 않는 바른정당 잔류파들과 연대논의를 하더라도 그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보수층의 결집 흐름이 과거와 같은 거대 양당의 대결 구도를 뚜렷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런 부정적 관측과는 달리, 오히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로서 존재감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교섭단체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드는 만큼 3당으로서 정국을 조율하는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중도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시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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