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에도 말 안한걸 아베와 논의"…日매체 '밀월' 부각
"'대북대화 의사타진' 틸러슨발언 어떻게 생각하느냐고도 물었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에도 말하지 않을 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물을 정도로 둘 사이는 밀월관계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4일 미일 정상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대북대화 의사 타진'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9월 30일 중국 방문 와중에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대화를 나눌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그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에서 틸러슨에게 북한과의 협상은 시간 낭비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혀 틸러슨 장관 경질설이 돌았다.
아사히 신문은 아베 총리가 당시 통화에서 틸러슨 장관 발언에 대한 평가를 피하면서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 압력을 가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했다.
신문은 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을 아베 총리에게 상의하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미 대선 기간에 트럼프 후보는 미일 관계에 대해 "우리가 공격받아도 일본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며 "그들은 집에서 편안히 쉬면서 소니 TV를 보고 있다"고 말하는 등 일본을 반복해 비판했다고 상기시키면서 그 이후로 상황이 변했다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가 대통령 당선 직후 트럼프 후보에게 먼저 축하 전화를 걸은 데 이어 트럼프 후보를 만나러 뉴욕으로 갔고, 그 장소에 있었던 윌리엄 해거티 현 주일 미국 대사는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멋진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일 정상회담은 4회, 전화 접촉은 16회로 이례적으로 많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후 으레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2일부터 필리핀에서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때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첫 만남이 예정돼 있는데, 지난 9월 하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과 만나야 하느냐고 물었고 아베 총리가 "회담하는 편이 좋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알았다. 신조(아베 총리)가 그렇게 말한다면 회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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