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법원 "집권 여당의 현직 대통령 대표직 박탈 무효"
"전당대회 추인 거쳐야…선관위, 새 대표 등록 허용하면 안 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에콰도르 집권 여당이 레닌 모레노(64) 대통령의 당 대표직을 박탈한 것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고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콰도르 수도 키토 법원은 중도 좌파 국가연합당(알리안스 파이스)이 전당대회의 추인을 거치지 않은 채 당 대표를 교체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모레노 대통령이 헌법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가연합당이 상응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새로 선출된 당 대표의 등록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국가연합당은 지난달 31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당 대표인 모레노 대통령의 후임으로 리카르도 파니토 전 외교부 장관을 선출했다. 파니토는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측 인사다.
국가연합당은 모레노 대통령이 집행위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모레노 대통령 측 인사와 계파 정치인들은 대통령이 집행위 참석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가운데 회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됐다고 반발했다.
현지언론들은 10년간 재임했던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측 인사로 분류되는 호르헤 글라스 부통령과 관련한 부패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신구 대통령 계파 간 갈등이 당대표직 교체 사건으로 표면화한 것으로 진단했다.
관급공사 수주 대가로 브라질 건설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던 글라스 부통령은 결국 지난달에 구속됐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현재 부인의 모국인 벨기에로 출국해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다. 국가연합당은 코레아 전 대통령이 10년 전에 설립한 정당으로 아직도 그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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