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직장내 성희롱 만연…여성 20%가 '당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사회에서 직장 내 성희롱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화에서 비롯된 현직 국방장관의 과거 성희롱이 전격 사퇴로 이어지면서 영국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움 리서치가 지난 8월29~9월14일 18세 이상 2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한 적 있느냐'는 물음에 여성 응답자 중 20%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중 10%는 '한 차례' 당한 적 있다고 답한 반면 9%와 1%는 각각 '여러 차례', '자주'라고 답했다.
또 성희롱을 당했음에도 절반 정도 여성들은 침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의 상급자에게 전혀 말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58%에 달했다.
이에 비해 어떤 경우에는 알렸다는 답변은 25%, 매번 알렸다는 답변은 18%를 차지했다.
아울러 상급자에게 알렸는데도 회사 측으로부터 아무런 행동도 없었다는 응답이 33%에 달했다. 가해자가 경고를 받은 경우는 27%에 그쳤다.
최근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메가톤급 성추문으로 촉발된 미국 내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영국 정치권으로 확산하면서 영국에서 성희롱 이슈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5년 전 여성 언론인의 무릎에 거듭 손을 올린 사실을 시인한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이 군이 기대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1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했다.
또 마크 가니어 국제통상부 차관도 여성 비서에게 성인용품 심부름을 시킨 사실이 들통났고, 전직 각료인 스티븐 크랩 보수당 하원의원은 면접을 보러온 19세 여성 지원자에게 성적으로 노골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이 드러났다.
대중지 더 선은 집권 보수당 의원들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익명으로 작성한 '성희롱 명단'에 전·현직 각료 21명을 포함해 보수당 의원 36명의 이름이 올라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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