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에 의한, 휴스턴을 위한 우승…허리케인 상처 치유
'휴스턴 스트롱' 패치로 단결…허리케인 피해 주민 위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7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린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의 가슴에는 '휴스턴 스트롱'(Houston Strong)이라고 쓰인 패치가 붙어 있었다.
지난 8월 허리케인 '하비'로 삶의 터전을 잃은 휴스턴 지역 주민들에게 '우리는 강하다'라며 희망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다.
허리케인 하비는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해 5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그중 가장 큰 피해를 본 도시가 바로 휴스턴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역시 피해를 봤다. 홈 구장인 미닛메이드파크에서 경기를 할 수 없어 중간지역인 탬파베이 레이스 홈구장에서 홈 경기를 치러야 했다.
'휴스턴 스트롱'이라는 패치는 구단과 도시를 하나로 뭉치게 했다.
휴스턴은 실의에 빠진 지역 팬들을 생각하며 반드시 우승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5-1로 누르며 4승 3패로 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이 우승으로 휴스턴은 '임무 완수'를 선언했다.
구단 창단 55년 만에 첫 우승을 이뤘고, 홈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선수들은 "우승을 휴스턴 팬들에게 바친다"고 입을 모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조지 스프링어는 "우리 가슴에 있는 이 패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의미한다. 많이 견디고 있는 우리 팬들을 위해 우승해서 정말 행복하다"며 "우리는 챔피언으로서 집에 간다"고 말했다.
호세 알투베는 "지금이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우리는 그들(팬들)을 위해 우승을 이뤄냈다. 휴스턴에서 많은 일이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여기에 있는 가장 큰 이유"라며 우승의 기쁨을 팬들과 나눴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홈 팬들의 지지에 큰 힘을 얻었다면서 "이것(우승)은 휴스턴을 위한 것"이라며 말했다.
A.J 힌치 휴스턴 감독은 "휴스턴은, 우리는 챔피언 도시다"라며 구단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휴스턴 도시로 돌렸다.
휴스턴 시민들도 월드시리즈 우승에 열광하고 있다.
이미 휴스턴 구단과 선수를 위한 퍼레이드 계획을 확정했다.
우승 퍼레이드는 현지시각으로 오는 3일 오후 2시 휴스턴 중심가에서 시청까지 이어진다. 퍼레이드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교통을 전면 통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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