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승 거두고도 WS 패배…화려했지만, 아쉬운 2017년의 다저스

입력 2017-11-02 13:10
수정 2017-11-02 14:07
104승 거두고도 WS 패배…화려했지만, 아쉬운 2017년의 다저스

29년 만에 WS 진출했지만, 7차전 접전 끝에 휴스턴에 트로피 내줘

NLCS까지 완벽했던 불펜진, WS에서는 지친 기색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은 완벽했다.

하지만 눈앞에 다가왔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결국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내줬다.

2017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최강팀'의 위용을 뽐내고도, 왕좌에 앉지 못했다.

29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과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1-5로 패해 시리즈 전적 3승 4패로 고배를 마셨다.

1988년 이후 29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올랐던 환희는 월드시리즈의 눈물에 잠겨 버렸다.

정규시즌 다저스는 놀라웠다.

104승 58패, 승률 0.642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올렸다.

104승은 1958년 연고지를 브루클린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이전한 이후 최다승이다.





다저스는 브루클린 시절이던 1953년 105승, 1942년 104승을 올렸다.

올해 다저스는 LA 입성 후 최고, 프랜차이즈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쌓으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키웠다.

사실 타선의 정확도는 높지 않았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팀 타율 0.249로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이 부문 12위에 그쳤다. 그러나 신인 코디 벨린저(39홈런)의 활약 속에 팀 홈런(221개) 내셔널리그 4위에 올랐다. 팀 타선의 효율도 높아, 득점 6위(770개)를 차지했다.

투수진은 완벽에 가까웠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3.38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다. 선발 평균자책점(3.39)과 불펜 평균자책점(3.38) 모두 1위였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18승 4패 평균자책점 2.31)이 건재했고, 알렉스 우드(16승 3패 평균자책점 2.72), 마에다 겐타(13승 6패 평균자책점 4.22), 리치 힐(12승 8패 평균자책점 3.32), 류현진(5승 9패 평균자책점 3.77)이 팀 내 경쟁을 하며 막강 선발진을 이뤘다.

마무리 켄리 얀선(5승 41세이브 평균자책점 1.32)을 중심으로 브랜던 모로, 페드로 바에스, 루이스 아빌란 등 견고한 불펜진도 구성했다.

여기에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현지시간 7월 31일, 한국시간 8월 1일)에 텍사스 레인저스와 트레이드로 일본인 선발 다르빗슈 유를 영입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과감한 트레이드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다저스의 행보는 놀라웠다.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에서 애리조나를 3경기 만에 눌렀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전년도 챔피언 시카고 컵스를 4승 1패로 꺾었다.

다저스 투수진은 디비전시리즈에서 평균자책점 3.33,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64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마에다를 중간 계투로 활용하는 작전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10월 25일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할 때까지만 해도 다저스의 꿈이 이뤄지는 듯했다. 가을 무대에 유독 약했던 커쇼가 월드시리즈 첫 등판이었던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다저스의 기세는 더 치솟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2차전에서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힐을 조기 강판하고 내세운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6-7로 역전패했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운명의 5차전에서도 마무리 얀선이 끝내기 안타를 맞아 12-13으로 패했다.

6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7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갔지만, 분위기는 휴스턴 쪽에 있었다.

7차전 선발 다르빗슈가 1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다저스도 힘을 잃었다.

선발이 불펜으로 투입된 7차전을 제외한 1∼6차전에서 다저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50이었다.

정규시즌과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시리즈에서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했던 다저스 불펜진이 마지막 문을 지키지 못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꿈은 또 물거품이 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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