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이명선 전 여성정책연구원장 해외출장 부적정"

입력 2017-11-02 14:00
감사원 "이명선 전 여성정책연구원장 해외출장 부적정"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명선 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이 지난해 중국과 유럽 출장을 혼자 가면서 방문기관과 사전협의 없이 일정을 임의로 계획하고, 공무일정 대비 출장일수를 과다하게 설정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비위행위 관련 국민감사청구' 보고서를 2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여성정책연구원은 양성평등추진전략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4월22∼25일 3박4일 중국(비용 219만여원), 9월10∼21일 10박12일 오스트리아·독일(비용1천452만여원)에 당시 이명선 원장이 단독으로 출장을 가도록 했다.

감사원은 "방문기관과 사전협의 없이 방문 일정을 임의로 계획하거나 공무일정 대비 출장일수를 과다하게 기재했고, 출장보고서 또한 실제 일정과 달리 작성돼 실제 방문계획에 따라 출장을 시행했는지 확인이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출장계획에는 2016년 4월23일 이 원장이 현지 여성연합회 A주석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여성연합회와 사전협의를 하지 않아 주석과 간담회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출장보고서에는 주석이 참석한 것처럼 적고, 그 증빙자료로 간담회와 무관하게 하루 전날 열린 '중한인문 교류회 및 노자문화포럼' 자료를 첨부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유럽 출장의 경우에도 독일 베를린 내 근거리에 있는 3개 기관(이동거리 약 4∼7㎞)을 각자 다른 날에 방문하는 등 출장 기간을 공무상 필요한 일수보다 과다하게 설정했고, 출장 계획상 2016년 9월12일에 방문할 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채 아무런 일정 없이 보내고 다음 날 방문했음에도 출장보고서에는 9월12일에 방문한 것으로 적었다.

이명선 원장은 올해 8월31일 퇴직했다. 감사원은 이 원장이 대외활동 수입 1천900여만원의 신고를 누락했으나 이미 퇴직해 처분을 요구할 실익이 없어 종결 처리했고, 자서전 대필을 위해 비정규직 3인을 채용하였다는 의혹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감사원은 여성정책연구원장에게 "앞으로 출장의 필요성·기간의 적정성 등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고 출장계획을 수립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국외 출장계획 및 사후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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