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죽는 소나무재선충 예방 길 열린다

입력 2017-11-02 11:38
걸리면 죽는 소나무재선충 예방 길 열린다

국립수목원, 매개충 천적 기생벌 4종 확인

(포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약제가 아닌 곤충을 이용해 소나무재선충병을 예방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소나무는 재선충병에 걸리면 100% 말라 죽는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2일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북방수염하늘소의 애벌레를 공격하는 기생벌 4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시고치벌, 개미침벌, 미확인 고치벌 일종, 미기록 금좀벌과 일종 등 4종이다.



가시고치벌은 재선충을 옮기는 또 다른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애벌레에도 기생하는 것으로 관찰돼 방제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특히 금좀벌과 일종은 이번 연구로 국내 처음 확인됐으며 나무에 구멍을 뚫는 딱정벌레류의 애벌레에 기생한다.

소나무재선충은 크기가 1㎜ 안팎으로 실처럼 생겨 구멍을 통해 소나무 조직 안으로 침투한 뒤 수분의 흐름을 막아 나무를 100% 말라 죽게 하는 무서운 병해충이다.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국으로 확산했다.

소나무재선충은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가 옮긴다.

그동안 산림당국은 재선충병 확산을 막고자 감염된 소나무를 즉시 베어 소각하거나 분쇄했다. 또 감염되지 않은 소나무에 예방주사를 놓거나 하늘소 살충제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방제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에 하늘소 애벌레의 천적 곤충을 발견, 생물학적 방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국립수목원은 기대하고 있다.

김일권 국립수목원 박사는 "기생벌을 활용해 매개충의 성장 초기부터 개체 수를 줄이고 다른 방제법을 함께 사용하면 소나무재선충 발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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