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오리온·kt '경기는 재미있는데, 결과는 속만 타네'
오리온 세 경기 연속 1점 차 경기…kt는 버저비터 팁인으로 분패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2017-2018시즌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54) 감독은 동기인 고양 오리온 추일승(54) 감독에게 "건강을 잘 챙기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 등의 성적을 낸 오리온이 올해는 이승현과 장재석의 입대, 애런 헤인즈와 김동욱, 정재홍 등의 이적, 문태종의 노쇠화 등으로 전력이 약해져 추 감독의 건강이 염려된다는 뜻이었다.
유 감독의 우려는 시즌 초반 어느 정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승 6패로 9위에 머무는 오리온은 세 경기 연속 한 점 차 승부를 벌이는 등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연달아 5점 차 이내 접전을 치렀다.
매 경기 종료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혈투가 이어졌지만 오리온은 최근 3연패로 고개를 숙여 추일승 감독의 건강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88-88 동점이던 종료 2초 전에 마커스 블레이클리에게 자유투를 헌납해 1점 차로 졌고, 28일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도 동점 상황이던 종료 1초 전에 인삼공사 오세근에게 자유투를 내주면서 1점 차 분루를 삼켰다.
1일 전주 KCC를 상대로는 2점 뒤진 종료 8초 전에 던진 드워릭 스펜서의 3점슛이 빗나가면서 역시 경기 종료 직전에 패배가 확정됐다.
2승을 거둔 경기도 인천 전자랜드에 3점, 서울 삼성에 1점을 이겼는데 두 번 다 종료 직전에 승부가 결정됐다.
전자랜드 전은 3점 앞선 종료 6초 전 전자랜드 차바위의 3점슛이 빗나가서 이겼고, 삼성을 상대로는 1점 앞선 상황에서 삼성 김동욱이 종료 직전 골밑을 파고들다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승리가 결정됐다.
1승 6패 최하위인 kt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1, 22일 개막에 앞서 '2강'으로 꼽힌 서울 SK와 KCC를 상대로 경기 내내 앞서다가 결국 1점, 4점 차로 역전패당했고 25일 원주 DB에게는 종료와 함께 김주성에게 결승 버저비터 팁인을 얻어맞고 2점 차로 졌다.
이후 창원 LG, 인천 전자랜드와도 경기 종료 30초 미만을 남기고서야 승부가 정해지며 각각 4점, 6점 차로 분패, 조동현 감독의 속이 타들어 갔다.
그나마 kt가 다행인 것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로 허훈, 양홍석을 뽑아 7일 SK와 경기부터 기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상윤 IB스포츠 해설위원은 "오리온은 국내 무대에 처음 선보인 버논 맥클린이 1라운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2라운드부터 다른 팀들이 맥클린에 대한 분석을 하고 나올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kt는 신인들의 가세로 도움이 되겠지만 스타일이 비슷한 리온 윌리엄스와 웬델 맥키네스의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더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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