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연륙교 안전점검 '엉터리'…"무자격자가 싼값에 했다"

입력 2017-11-02 10:42
방파제·연륙교 안전점검 '엉터리'…"무자격자가 싼값에 했다"

해경, 15개 안전진단업체 관계자·무자격업자 등 20명 적발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전국의 방파제나 연륙교 등의 시설물 안전점검 용역을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낙찰받아 무자격업자에게 불법으로 하도급을 준 안전진단 업체가 해경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시설물의안전관리에관한특별법 위반 혐의로 A(49)씨 등 11개 안전진단업체 관계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해경은 또 이들 업체로부터 안전점검 용역을 불법으로 하도급받아 재하도급한 4개 안전진단 하도급 업체 관계자 4명과 자격없이 재하도급받은 무자격업자 5명도 입건했다.

A씨 등 11명은 2014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시와 인천시 등 전국의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발주한 방파제, 연륙교, 연도교, 해수갑문시설 등의 시설물 안전점검 용역을 낙찰받아 무자격업자에게 불법으로 하도급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속한 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중간 업체는 안전진단업이나 시설물유지업 등록을 하지 않은 무자격업자에게 다시 용역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하도급과 재하도급을 거치면서 낙찰가보다 최대 70%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진단이 부실하게 진행됐다.

특히 한 업체는 모 안전진단업체가 8천400만원에 낙찰받은 시내 고가도로 안전점검 용역을 6천700만원에 하도급받아 2천만원에 불법으로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해양 시설물의 안전점검을 무자격자가 싼값에 맡아 진행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신용희 인천해경서 수사과장은 "규모가 크고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해양 시설물을 철저히 점검하지 않으면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사고처럼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불법 하도급 행위를 지속해서 단속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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