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국테크노컬처 연대기·지하실에서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데이터 사회 비판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한국 테크노컬처 연대기 = 2006년 미국의 정보통신 전문 웹진 '와이어드'의 논객들로부터 '테크노컬처'(Techno Culture)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기술, 그중에서도 디지털 기술에 방점을 둔 '테크노컬처'는 20세기의 '대중문화'(mass culture)를 넘어서는 새로운 미래 문화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한국 기술문화사를 총체적으로 돌아보며 한국 테크노컬처에는 철학과 윤리가 만성결핍 상태였다고 진단한다.
책은 이 시대에는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온갖 존재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공존공생의 기술을 준비하고 이를 확산하는 새로운 테크노컬처의 구축이 시급함을 강조한다.
임태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융복합대학 기초학부 교수, 이영준 기계비평가, 최형섭 서울과학기술대 기초교육학부 교수, 오영진 문화평론가,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가 공동 집필했다.
인문학협동조합 기획으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주간경향에 연재된 원고를 보완해 묶은 책이다.
알마. 328쪽. 1만5천원.
▲ 지하실에서 = 얀 필립 렘츠마 지음. 독일 최대 인질 몸값 사건의 전말을 당사자가 기록한 책.
1996년 3월25일 '스투이베산트' 상표의 담배를 만드는 독일 연초재벌 베른하르트 렘츠마의 손자 얀 필립 렘츠마가 독일 함부르크 자택 앞에서 괴한에게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33일 동안 그를 지하실에 가뒀다. 렘츠마는 결국 3천만마르크(150억원)를 지불한 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두려움으로 패닉에 빠졌지만, 곧 냉정함을 되찾고 하루하루를 나름 계획적으로 보내기 시작한다. 때로는 납치범들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때로는 납치범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면서 '스톡홀름 신드롬'에 빠진 모습도 보인다.
정한책방. 조유미 옮김. 288쪽. 1만5천원.
▲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 = 이영산 지음. 몽골에 반해 몽골을 공부하고 여행하는 저자의 몽골 기행문.
2000년 여름 처음 몽골을 방문한 저자가 몽골인 친구 '두게르잡 비지아'와 함께 오랜 시간 교유하며 듣고 경험한 몽골 유목민들의 일생, 몽골의 사회상, 한국과의 관계 등을 담아내며 몽골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문학동네. 388쪽. 1만8천원.
▲ 데이터 사회 비판 =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IT 정책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 전공교수가 기술 과잉의 현실을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빅데이터 사회', '스마트 지식사회', '지능정보사회' 등의 용어 뒤에는 데이터를 이용하는 '데이터 권력'이 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알고리즘 기술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은 오늘날 자본과 권력의 핵심 통치수단이자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다. 빅데이터의 소유와 접근 정도, 최적 데이터 알고리즘의 생산과 분석 능력, 데이터에 대한 지속적 접근과 통제 능력 정도에 따라 '데이터 계급 격차'도 발생한다.
저자는 인간과 기술의 공생을 위해 데이터 권력으로부터 시민들이 데이터 통제력을 되찾아오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읽는수요일. 204쪽. 1만2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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