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권순찬 감독·이강원 '죽도록' 술 마신 사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술 마신 다음 날 힘들어하길래 '못하면 또 먹일 거야'라고 하니까 잘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권순찬 감독은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방문경기에 앞서 라이트 이강원(27)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껄껄 웃었다.
권 감독과 이강원은 지난달 21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홈 경기가 끝난 뒤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간판이던 김요한을 OK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했고,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 라이트가 아닌 레프트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를 택했다.
'라이트 이강원'을 염두에 둔 팀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이강원은 개막 후 지난달 21일까지 열린 3경기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5세트까지 치른 삼성화재와 개막전에서 18득점으로 다소 주춤했고, 이후 현대캐피탈(7득점)과 한국전력(8득점)과 경기에서는 10점도 채우지 못했다.
권 감독은 "자기가 주 공격수라는 사실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며 "술을 한잔 하면서 깊은 대화를 나눴다. 부담감만 떨치면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권 감독은 이강원에게 "오늘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죽을 때까지 마시자"고 했다. 이강원은 토할 때까지 마셨다.
다음 경기가 일주일 뒤에 있기에 가능한 술자리였다.
시즌 4번째 경기에서 이강원은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그는 28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양 팀 합해 최다이자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인 22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권 감독의 '술자리 일화' 소개 직후 열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는 기록을 깼다.
비록 팀이 패하면서 빛이 바랬지만 이강원은 26점을 올리며 자신감을 더 얻었다.
경기를 마친 권 감독은 "이제 (이)강원이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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