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푸틴 10번째 정상회담…이란·러시아 전략적 협력 다짐

입력 2017-11-02 03:54
로하니-푸틴 10번째 정상회담…이란·러시아 전략적 협력 다짐

핵합의 준수 확인…시리아 내전, 에너지 개발 밀착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과 러시아 정상은 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다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테헤란을 정상방문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이란 수뇌부를 잇달아 만나 양국의 우호와 교류 강화를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한 것은 2015년 11월 이후 두 번째고, 양국 간 정상회담은 이번이 10번째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과 러시아는 에너지, 평화적 원자력 기술, 운송, 물류 분야에서 좋은 관계다"라면서 "그러나 이를 현실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한층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핵협상에 직접 참여해 관련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준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양국이 중동 내 테러와 전쟁에서도 훌륭하게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은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과 우호를 증진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 위협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국제적 합의로 정한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일방적인 파기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문제 삼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이 핵합의 위반이 아니며 자주국방의 목적이라고 두둔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주도해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이란, 터키가 내전 종식에 함께 기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푸틴 대통령이 만나 중동 내 현안에 협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란과 러시아의 목적은 같다"면서 "시리아에서 미국이 테러리즘(반군)를 지원하고, 대패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 모두 미국에 경제·금융 제재를 받는 입장에서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양국 간 무역거래를 달러화가 아닌 자국화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란과 러시아의 교류와 관련, 이란 석유부는 지난달 28일 러시아와 원유-상품 물물교환을 조만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14년 양국이 합의한 이 교역은 이란의 원유를 러시아로 보내고, 등가의 러시아산 상품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현재 양국은 일일 이란산 원유 10만 배럴을 러시아로 수출해 대금의 절반은 유로화로 받고 나머지는 상품이나 서비스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정상 방문에 맞춰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프네스트와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가 이란의 유전·가스전 개발 사업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기본 계약을 맺었다.

2년 전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하면서 중동에서 존재감을 높인 러시아는 전통적인 이란의 우방이면서도 친미 진영인 사우디와도 접촉면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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