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테러로 또 중앙아 주의보…'테러온상' 지목된지 오래

입력 2017-11-01 12:08
수정 2017-11-01 13:34
뉴욕테러로 또 중앙아 주의보…'테러온상' 지목된지 오래

중앙아 출신 IS 가담자 수천명 '잠재적 위험' 우려

우즈베크만 1천500여명…중동 점령지 상실에 행로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에서 차량테러를 일으킨 용의자가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중앙아시아 경종이 울렸다.

특히 이 용의자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위해 범행했다는 문건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중앙아 테러온상설'에 또 관심이 쏠린다.



중앙아시아 출신 지하디스트들은 올해 1월 터키 나이트클럽, 4월 러시아 지하철 테러를 계기로 서방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테러범이 총기를 난사해 외국인을 포함해 1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에 고성능 사제폭탄을 터뜨려 수십명을 사상하게 한 테러범은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밝혀졌다.

각국 정보기관은 IS가 일찌감치 중앙아시아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고 경계해왔다.

특히 IS가 국제사회의 격퇴전으로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 거점을 잃고 무형의 조직으로 탈바꿈하면서 중앙아시아의 역할이 커졌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이 요주의 지역으로 거명된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중앙아시아에는 무슬림 신자가 많고, 산과 사막 등 훈련장소까지 최적이라 테러조직들을 끌어들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 조직원들이 어릴 때부터 전문적 훈련을 받아 IS 내에서도 엘리트 요원으로 명성이 높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실제로 터키 나이트클럽 테러범은 터키, 아랍, 러시아, 중국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하고 현지 경찰의 대대적 추적을 보름이나 따돌렸다.

더 타임스는 중앙아시아 출신 어린이들이 IS의 어린이 부대 격인 '칼리파 컵스'에서 군사훈련을 받았고, 잔인한 처형 동영상에 종종 얼굴을 내밀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지역 출신 조직원들의 위협이 이제 심각한 현실로 다가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안보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이 지난달 24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중앙아시아 출신 지하디스트들의 위협이 통계로도 나타난다.

IS 가세를 위해 이라크, 시리아에 건너간 이들을 지역별로 나누면 구소련권이 8천717명으로 최다였고 중앙아시아 출신은 5천명 정도로 추산됐다.

우즈베키스탄이 1천500명, 타지키스탄이 1천300명, 신장위구르가 1천200명, 키르기스스탄이 500명, 카자흐스탄이 500명 등으로 집계됐다.

수판그룹은 IS가 이미 테러온상으로 굳어진 북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중앙아시아에서도 다른 세력과 경쟁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IS가 2015년 1월 아프가니스탄 지부를 설립했고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공격 속에도 충분한 동력과 점령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은 2014년 IS 지지를 선언했고 이듬해 조직원들이 IS 수괴에게 공식적으로 충성을 맹세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IS가 중동거점 상실로 지하조직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아프간 지부가 중앙아시아, 중국 서부에서 조직원들을 모집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판그룹은 IS 거점에 가세한 조직원들이 점령지 상실에 따라 모국을 비롯해 다른 곳으로 유입되는 상황을 특별히 우려했다.

모국이나 주변국, 거주국에서 직접 테러를 저지르거나 추종자들을 선동해 테러를 원격조종하는 일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뉴욕 테러의 사실관계와는 별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ISIS(이슬람국가)를 중동 등지에서 물리친 뒤 이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거나 다시 돌아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수사당국은 뉴욕테러 용의자와 우즈베키스탄의 극단주의 조직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과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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