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트럼프, 설전 피하고 대북특사 고민해야"

입력 2017-11-01 11:26
문정인 "트럼프, 설전 피하고 대북특사 고민해야"

항공우주력 학술회의 기조연설문…"北, 美와 대화 바라고 있다고 판단"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일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수사'를 중단하고 대북특사 파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공군회관에서 연세대 항공전략연구원 주최, 공군 후원으로 열린 제20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 기조연설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불필요한 설전을 피해야 한다"며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밖엔 선택이 없다', '본인과 정권을 위한 자살 미션을 수행 중인 리틀 로켓맨'과 같은 적대적 수사는 역효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열고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특보는 "개인적으로는 그 숱한 적대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바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제 이를 어떻게 최대한 능동적으로 끌고 나가느냐는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악마화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당근과 채찍을 유연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북한과 전 세계를 향해 북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분명하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저는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의 여지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대한 관여, 대화, 협상이 여전히 북한을 다루는 데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이라며 거듭 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3대 전략이 '대화와 협상', '제재와 압박', '억지와 방어'라며 "문 대통령에게 강압, 제재와 압박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현재 한반도는 전쟁과 평화라는 교차로에 다시 서 있다"고 진단하고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엄격히 말해 북한의 막무가내식 핵 야욕에서 비롯됐다"며 북한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이 (핵 개발로) 군사력 우위를 점하게 되면 북 지도부는 남한 적화통일을 시도하려 했던 과거의 '통일전선 전략'을 부활시키려 할 것"이라며 "핵보유국 북한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한 전술핵 재배치론에 대해서는 "핵 재배치는 동북아 내 심각한 핵 군비경쟁을 초래할 것", "대북 억지에 있어 확전 및 오판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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