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용량 속여 산불용 헬기 임대 꼼수…전북도 관련 공무원 조사

입력 2017-11-01 10:56
담수용량 속여 산불용 헬기 임대 꼼수…전북도 관련 공무원 조사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담수용량을 부풀린 산불 진화헬기를 지자체에 빌려주고 돈을 챙긴 민간헬기 임대업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임대업자 A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A씨 등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산불 진화헬기의 밤비 버킷(헬기에 줄을 매달아 쓰는 물통) 용량을 속이고 임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기준에 따르면 헬기가 이륙할 수 있는 최대이륙중량에서 헬기 자체 중량과 운항 소요시간에 따른 연료 무게 등을 뺀 뒤에도 밤비 버킷에 물 2천ℓ를 가득 싣고 운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임대한 헬기에는 1천ℓ가 조금 넘는 물밖에 담을 수 없는 데다 물을 가득 실으면 이륙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는 매년 이들이 운영하는 업체로부터 산불이 빈번한 봄과 가을에 헬기 3대(1대당 6억여원)를 빌렸다.

담수용량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전북도는 원래 가격을 지불하고 헬기를 빌린 셈이다.

경찰은 전북도가 해당 사실을 알고도 헬기를 정상 임대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건이 된다면 밤비 버킷에 물 2천ℓ 싣고도 헬기가 이륙할 수 있는지 실험할 계획"이라며 "업자들이 2013년부터 헬기를 전북도에 이상 없이 임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 공무원들의 도움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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