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트럼프 첫 방문지 '캠프 험프리스'…굳건한 한미동맹 상징
美 육군 최대규모 해외 기지…첨단 군사·생활시설 갖춰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한국 9조원 부담…'동맹 기여도' 보여줄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7일 한국 방문의 첫 공식 일정으로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평택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는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로 평가받는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가진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첫 공식 일정으로 캠프 험프리스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캠프 험프리스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한미 양국이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에 따라 주한 미 8군이 주둔할 기지로, 미 육군 해외 기지로는 최대 규모로 꼽힌다.
부지 면적이 여의도의 5배인 1천468만㎡에 달하고 들어서는 건물은 513동(한국 측 226동, 미국 측 287동)이나 된다. 현재 공정률은 약 95%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캠프 험프리스 건물 중에는 학교, 상점, 은행, 운동장 등 미군과 가족의 생활을 위한 시설도 포함됐다. 미군 자녀들이 다니는 초·중·고등학교는 이미 문을 열었다.
주한미군은 최신 시설을 갖춘 캠프 험프리스 입주로 미군과 가족의 생활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4I(지휘통제) 체계를 포함한 첨단 군사 인프라를 갖춰 작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다.
주한미군 지휘관들이 캠프 험프리스를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의미하는 '크라운 주얼'(crown jewel)로 부르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캠프 험프리스를 건설하는 데는 한국 정부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캠프 험프리스 건설을 포함한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은 용산 기지를 평택 등으로 옮기는 'YRP'(Yongsan Relocation Program) 사업과 의정부·동두천 기지를 평택과 대구 등으로 옮기는 LPP(Land Partnership Plan) 사업으로 나뉘는데 9조원에 달하는 YRP 사업 예산은 우리 정부가 부담한다. 미국이 부담하는 LPP 사업 규모는 약 7조원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하면 한국이 한미동맹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캠프 험프리스는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을 위해 인내를 발휘하며 국내 갈등을 원만히 해결한 사례이기도 하다.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은 2003년 4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합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캠프 험프리스는 주한 미 제2항공여단 본부가 있던 평택 기지를 3배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건설됐는데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정부는 2004년 용산 기지 이전 협정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끌어내고 평택 주민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국내 갈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사업을 진행했다.
미 8군의 캠프 험프리스 입주를 포함한 주한미군 재배치는 내년에 완료될 전망이다. 미 8군사령부는 지난 7월 11일 캠프 험프리스에서 신청사 개관식을 해 60여년에 걸친 '용산 시대'를 마감했다. 용산에 있는 주한미군사령부도 올해 안으로 캠프 험프리스로 옮길 예정이다.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이 완료되면 국내 미군 기지는 캠프 험프리스를 포함한 평택·오산의 중부권 '작전 허브'와 대구·왜관·김천의 남부권 '군수 허브'로 재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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