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 9·11테러 현장주변서 트럭돌진, 아수라장·충격

입력 2017-11-01 08:18
수정 2017-11-01 09:58
핼러윈데이 9·11테러 현장주변서 트럭돌진, 아수라장·충격

트럭 몰고 자전거도로 20여블록 돌진…범인 모의총기 소지도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31일(현지시간) 오후 테러 가능성이 의심되는 차량 돌진사건으로 2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날 사건이 미국 어린이들의 대표적인 축제일인 핼러윈데이에 발생한데다 2001년 9.11 테러가 터졌던 월드트레이드센터 부근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심적 충격은 더한 모습이다.



◇트럭으로 자전거도로 20여 블록 돌진…범인 "알라신은 위대하다"

뉴욕 경찰이 29세 남성이라고 밝힌 범인은 이날 오후 3시께 로어 맨해튼의 허드슨 강 인근 도로에서 픽업트럭을 몰고 범행에 나섰다.

트럭을 맨해튼 남쪽 방향으로 몰면서 도로변의 자전거 이용자들을 향해 돌진한 것이다.

표적이 된 자전거 이용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기 시작했고 도로는 순식간에 비명이 난무하는 아수라장과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범인은 남쪽으로 20여 블록 떨어진 스타이브센트 고등학교 인근의 챔버스 스트리트에서 스쿨버스를 들이받고 멈춰 섰다.

범인은 페인트볼 건 등 2정의 모의총기를 들고 트럭에서 빠져나오다 경찰의 총격으로 복부를 맞고 검거됐으며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럭을 나오면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알라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범행 후 현장에서는 흰색 천에 덮인 희생자의 주검과 완파된 자전거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맨해튼에서는 핼러윈데이를 맞아 퍼레이드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범인이 핼러윈데이 인파를 겨냥했을 경우 피해가 커질 수도 있었다.

범인은 2010년 미국에 입국했으며, 뉴욕주 인근의 뉴저지주에서 차량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나 폭탄이 아닌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차량을 이용한 '원시적 테러'가 맨해튼 도심에서 자행된 것이다.





◇테러 가능성 무게 두고 수사…"비열한 테러 행위"

뉴욕경찰(NYPD)은 이번 사건을 테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 때문에 연방수사국(FBI)도 수사에 합류했다.

특히 범인이 트럭에서 내리면서 '알라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지면서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뉴욕 경찰은 "범인이 트럭에서 나오면서 (무엇인가) 언급을 했다"면서 "범인의 언급과 공격의 방식이 테러 행위라는결론으로 이르게 한다"고 말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까지의 정보로 판단할 때 테러 행위"라면서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비열한 테러 행위"라고 비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 지사는 '외로운 늑대'에 의한 공격이라면서 단독범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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