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올드보이' 귀환?…금융권 협회장 인선 놓고 우려 시각

입력 2017-10-31 20:36
'모피아 올드보이' 귀환?…금융권 협회장 인선 놓고 우려 시각

손보협회장에 김용덕 전 금감위원장…타 금융협회장 인선 주목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손해보험협회 차기 회장으로 칠순을 바라보는 재무부 출신 관료가 선임됨에 따라 이어지는 금융협회장도 이른바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올드보이'가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는 이날 총회를 열고 김용덕(67)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제53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회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국제금융국장, 국제업무정책관,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을 역임하고 2007∼2008년 장관급인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맡았다.

장관 출신 인사가 협회장으로 오는 것에 업계가 기대하는 바도 있지만, 현직을 떠난 지 오래된 '올드보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김 회장은 2008년 금감위원장을 끝으로 10년 가까이 관직을 떠나 야인 생활을 해왔다.

관직에 있을 때 '미스터 원'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국제금융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으나 보험업계는 김 회장에게 낯선 분야다.

나이도 적지 않다. 현 장남식 회장보다 네살 연상이다. 협회장 임기를 마칠 때에는 70세가 된다.



다른 금융협회장의 상황도 비슷하다.

차기 협회장 인선 절차를 시작한 은행연합회에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 홍재형(79) 전 부총리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 전 총재는 행시 13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고 재무부,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원 등을 거쳤으며 최근에는 코리안리[003690]와 한화[000880]의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 전 부총리도 재무부 출신으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냈다.

이번에 손해보험협회장에 장관급인 인사가 선임됨에 따라 은행연합회장으로 홍 전 부총리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기도 했다.

주요 후보자로 거론된 이들의 공통점은 역시 재무부 출신의 '올드보이'라는 점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재무부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던 1993년 홍 전 부총리가 재무부 장관, 김창록 전 총재가 과장급 선배였을 정도다.

옛 인사들이 금융협회장을 맡아 빠르게 변하는 금융환경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런 우려는 지난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핀테크 시대인데 언론에 거론되는 분들은 20년 전에 금융을 담당했던 분"이라며 "이들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그들이 금융위원장에 제안했을 때 '노'라고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다"며 "이런 분들이 오면 제가 일할 수 없다고 (대통령에게) 진언해라"며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분들을 뽑을 수 있도록 기대하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답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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