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보험료 할인"…'건강증진보험' 연말 본격화
금융당국 "가입자·보험사 '윈윈'에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 효과 기대"
사망·질병보험 대상…스마트워치 구입, 포인트 적립, 보험금 증액도 가능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가입자가 건강해지면 보험료 할인 등 금전적 혜택도 받는 '건강증진보험'이 이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건강증진보험 상품 설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건강증진보험은 가입자가 보험사와 약속한 '건강증진 행위'를 하고, 보험사는 가입자가 약속을 지키면 혜택을 주는 구조다.
사망보험과 질병보험의 경우 가입자가 건강해져 질병 발생이나 조기 사망 확률이 낮아지면 보험사는 손해율(보험금 지급 비율)이 낮아지는 원리에 바탕을 뒀다.
건강증진보험 가입자는 상품 약관에 따라 건강증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운동, 금연, 식단 조절 등이다.
보험사는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한다. 얼마만큼 운동을 했는지,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지, 식단 조절로 혈당 수치가 낮아졌는지, 예방접종을 했는지 등이다.
상품에 제시된 조건을 달성한 경우 보험사는 약속한 혜택을 가입자에게 줘야 한다. 가입자의 건강이 나아진 만큼 보험금을 지급할 확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혜택은 건강관리기기 구매비 보전, 보험료 할인·환급, 보험금 증액, 건강 관련 서비스, 보험사 업무제휴 서비스 포인트 등이다. 가입자가 이들 중 선택한다.
다국적보험사 AIA가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AIA 바이탈리티'를 보면 10% 보험료 할인은 물론 헬스클럽 할인과 건강식품 구입 캐시백 등이 혜택으로 예시됐다.
가령 '만보(하루 1만 걸음)'를 1년간 실천하는 상품을 가정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기기를 착용하고 운동하면 보험사가 이를 점검한다.
약속이 실천되면 보험사는 가입자가 골랐던 혜택을 준다. 기기 구입비를 보전하거나 이듬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식이다.
주유쿠폰이나 식기세트처럼 건강관리와 무관한 비(非)현금성 혜택은 줄 수 없다. 건강관리기기를 보험사가 직접 주는 것도 분쟁 등을 우려해 금지했다.
만성질환을 보장하는 질병보험에서 해당 질환·질병의 핵심 수치를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면 혜택을 주는 상품도 예로 들었다.
당뇨 환자의 합병증을 보장하는 상품에서 당화혈색소 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형태다.
가입자가 자신의 노력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질병·사망보험만 건강증진보험 형태로 만들 수 있다. 기존 상품에 특약 형태로 넣을 수도 있다.
금융위 손주형 보험과장은 "가이드라인 시행과 상품 설계, 금감원 신고 등을 고려하면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에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증진보험이 활성화하면 가입자와 보험사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건강증진보험은 헬스케어 산업, 정보기술(IT) 산업과 필수불가결하고, 이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창업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인슈어 테크(Insurtech)'인 건강관리형 보험상품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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