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램프에 '철통 경비'는 필수…평창 성화 운송 대작전

입력 2017-11-01 09:50
수정 2017-11-01 10:46
안전램프에 '철통 경비'는 필수…평창 성화 운송 대작전

항공 케이스·안전벨트로 '이중 보안'…인수팀 돌아가며 '감시'도



(인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성화는 지난달 24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돼 그리스 전역을 돌고서 전세기를 타고 한국 땅에 안착했다.

원래 성화는 헤라 신전에서 오목거울을 이용해 태양 빛으로 불꽃을 피워야 하지만, 평창 올림픽 채화 때엔 현지 날씨가 흐려 미리 준비한 '예비불씨'를 이용해 성화에 불을 밝혀야 했다.

채화 뒤 첫 봉송 주자인 그리스 크로스컨트리 선수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의 성화봉에 옮겨진 성화는 헤라 신전을 빠져나와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기념비까지 이동해 한국인 첫 봉송 주자인 박지성에게 전달됐다.

오랜 시간 여러 공간을 넘나들면서도 불꽃을 유지돼야 하는 특성상 불씨를 지키는 게 생명인 만큼 봉송 주자들이 드는 성화봉부터 불을 꺼뜨리지 않는 것에 방점을 두고 제작됐다.

평창의 해발 고도 700m를 상징하는 700㎜의 높이의 성화봉은 상단에 우산형 캡을 씌워 빗물을 버너시스템 외부로 배출해 폭우와 폭설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4개의 분리된 격벽으로 이뤄져 바람이 불면 불꽃이 격벽 반대 방향의 산소원 쪽으로 이동하게 돼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했다.

이 성화봉을 통해 그리스 내 2천129㎞를 이동하며 505명의 주자를 거친 성화는 31일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평창 대표단에 넘겨져 전세기에 탑승했다.

전세기 안에서는 안전상 불꽃이 피어오르는 성화봉을 소지할 수는 없어서 불꽃은 강화유리로 제작된 2개의 안전램프에 옮겨졌다.

높이 483㎜, 몸통 지름이 140㎜, 무게 2.87㎏으로 등산용 램프와 비슷한 형태의 안전램프는 불꽃을 머금은 채 더 큰 항공 케이스에 한 번 더 담겼다.



성화를 담은 케이스는 한국으로 오는 길 동안 전세기의 이코노미석에 실렸다. 케이스는 4연석 중 가운데 2자리를 차지했는데, 흔들림 방지를 위해 안전벨트도 착용했다.

3인 1조로 구성된 성화 인수팀이 비행 내내 불꽃이 무사한지 30분씩 돌아가며 '감시' 역할을 하며 지켰다.

안전 램프에 300㎖의 파라핀 오일을 채우면 최대 52시간 동안 불꽃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운송 방식은 국내 2천18㎞의 성화봉송 구간 사이 인천에서 제주, 제주에서 부산으로 각각 비행기로 이동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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