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교역 위축탓(?)…中 단둥항그룹, 물동량 급감에 큰 타격
모기업 르린그룹 회장은 北자금 돈세탁 혐의받자 美로 도피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중교역 최대 거점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중견 운수업체인 단둥항그룹이 10억 위안(약 1천690억원) 규모의 중기어음 재매도 원금 일부 등을 결제하지 못했다고 중국증권보가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단둥항그룹은 2014년 10월 발행한 10억 위안(약 1천690억원) 규모의 '14단둥항 MNT001' 채권에 대해 지난 30일까지 이자 및 재매도 원금 일부를 지급해야 했으나 채무부담이 커 이자 5천860만 위안(약 99억281만원)만 갚고 재매도 원금 중 일부를 기한 내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단둥항그룹은 최근 중국에서 잇따르는 채권지급 불이행 기업 명단에 추가로 포함됐다고 증권보는 전했다.
단둥항그룹은 단둥항을 보유한 항만개발 기업인 르린(日林)그룹을 대주주로, 항만하역 및 운수업을 하는 중견업체다.
모 기업인 르린그룹의 왕원량(王文良) 회장은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을 세탁하는데 도움을 준 혐의로 당국 조사를 받다가 지난달 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수출한 석탄·철광석 등 연간 13억여 달러(2015년) 규모의 지하자원 중 상당량이 단둥항을 거쳐 중국 내륙으로 수송됐으나,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한 중국의 대북제재에 따른 북중교역 위축으로 물동량이 급감해 단둥항그룹이 큰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관계자는 "단둥항그룹이 채권 부도 상태에 빠져 향후 채권단이 법적 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정치가 경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특성상 당국이 지원해 기업을 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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