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초읽기' 바른정당 내일 의원총회…마지막 회유작전
"1명이라도 더"…자강파·통합파, 막판 세 불리기 나설 듯
"설득의 강 건넜다, 명분쌓기용 자리"…'마지막 의총' 될수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바른정당의 분당(分黨)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다음달 1일 열리는 의원총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 20명은 이날 의총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문제를 놓고 마지막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통합파 의원들은 그동안 당대 당 통합이 끝내 불발되면 국정감사가 끝나는 31일 이후 탈당하겠다고 공언해 온 만큼 이날 의총은 자강파와 통합파 간의 막판 공개 충돌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강파는 통합파 의원은 물론 2~3명에 달하는 중립지대 의원들의 발길을 최대한 붙잡아 보겠다는 생각이다.
자강파는 특히 한국당의 인적청산 속도가 지지부진한 만큼 애초 통합의 명분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통합파 의원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구상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한국당의 상황을 보면 탈당 명분이 많이 약하다. 탈당 규모는 커봐야 7명 정도로 보인다"면서 "홍준표 대표의 녹취록이 공개되기라도 한다면 한국당은 전혀 새로운 판세가 형성된다. 탈당파들은 돌아가더라도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파는 한국당의 친박청산 의지가 충분히 확인된 데다 문재인 정부의 독선이 극에 달한 만큼 하루빨리 보수야당이 뭉쳐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마지막까지 세 불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자강파와 통합파 의원 규모는 각각 8~9명으로 팽팽한 상황이다.
통합파는 집단탈당에 가세할 의원 숫자가 최소 8명에서 많게는 10명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행 시기는 내주 초인 6~8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철 의원은 통화에서 "의총에서 끝까지 설득에 매진할 것"이라며 "(결행) 날짜는 주말에 다시 논의해서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탈당 규모에 대해서는 "8명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1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확 불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선 1일 의총이 양 측간의 형식적인 명분 쌓기용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견해에 무게가 쏠린다.
이미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만큼 양측이 어떤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 안팎에선 이날 의총을 두고 사실상 '이별 예행연습'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 의원총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통합파는 탈당 결행시간을 조율 중이며, 자강파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11·13일 전당대회'를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내일 의총은 왜 내가 탈당하려 하고 왜 내가 남으려 하는지에 대해 한 번 더 스스로 명분을 쌓으려고 만나는 모양새"라며 "이미 설득의 강은 건넌 지 오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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