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기중 CO₂농도 사상 최고…산업화 전보다 45% ↑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지난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
WMO는 이날 펴낸 온실가스 연보에서 지난해 관측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03.3ppm으로 2015년 400.Oppm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현대 기상 관측 사상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 이상을 기록한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에서 유지되는 시기는 300만∼500만 년 전인 선신세(鮮新世) 중기 이후 처음이다. 선신세 중기 때 지구의 해수면은 지금보다 20m, 평균기온은 3도가량 높았다.
1750년을 기점으로 하는 산업화 시대 이전과 비교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5%가량 높아졌다.
연보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속도는 10년 전보다 50%가량 빨라졌다.
WMO는 "400ppm에 이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수십만 년 동안 관측된 변동성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과 삼림 황폐화 등 인간 활동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근 3년간 일정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5년과 지난해에는 엘니뇨 때문에 농도가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외에 온실가스 성분인 메탄과 아산화질소의 농도도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한편 다음 달 독일 본에서는 각국 환경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린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산업화 시대 전보다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 선언을 하면서 이행 안정성을 위협받고 있다.
페트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목표 이상으로 줄이지 않으면 인류는 금세기말 위험한 수준의 기온 상승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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