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된 카탈루냐 수반, 브뤼셀 체류 중…그 의도는?
스페인 검찰 '반역죄' 적용 발표…브뤼셀 방문 목적에 의구심 쏟아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카탈루냐지방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스페인 정부에 의해 해임된 자치정부 수뇌부가 벨기에 브뤼셀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져 그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탈루냐 지역신문 라방가르디아는 30일(현지시간) 정부의 자치권 박탈로 해임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과 휘하 각료들이 브뤼셀에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 관계자도 AFP통신에 "푸지데몬이 브뤼셀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푸지데몬은 스페인 정부의 카탈루냐 직접통치 발표 이후 첫 업무일인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집무실 창밖 풍경을 찍은 사진과 함께 카탈루냐어로 '좋은 아침'이라는 인사말을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려 출근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스페인 검찰이 이날 푸지데몬 등 독립공화국 선포에 참여한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자치의회 지도부에 반역죄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터라, 그가 수사망을 피해 잠시 해외로 도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벨기에 이민부 장관은 푸지데몬 등 카탈루냐 지도부에 망명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알려져 이런 관측에 무게감을 더했다.
테오 프랑켄 장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방송과 인터뷰에서 "스페인 정부의 억압과 그에게 징역형을 검토하는 점을 고려하면 과연 정직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에 의심스럽다"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의견은 벨기에 정부의 공식 의견은 아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카탈루냐 인사들의) 망명 요청은 우리가 다루는 의제가 전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스페인과 카탈루냐 간 갈등에서 분리독립 세력을 인정치 않고 스페인 정부의 헌법적 권한만을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표했다.
푸지데몬 등 카탈루냐 지도부가 왜 브뤼셀에 체류하는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이들이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벨기에 공영방송 VRT는 이와 관련해 푸지데몬이 브뤼셀에서 법률가들과 정치인들과 회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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