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이명기·김민식·김세현 '이들이 없었더라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4월 12일 1위 자리에 오른 뒤 시즌이 끝나는 10월 3일까지 무려 175일(134경기) 동안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KBO 리그 36년 역사에서 KIA보다 오랜 기간 1위를 지킨 팀은 없었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빈틈은 있기 마련이지만 KIA는 두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약점을 지우는 데 성공했다.
이는 KIA가 시즌 끝까지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던 주요 배경이었다.
김기태 KIA 감독이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직후 가장 먼저 프런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도 그래서다.
KIA는 지난 4월 SK 와이번스와 4대 4 트레이드를 통해 이명기(30)와 김민식(28)을 데려오며 리드오프와 포수 부재를 단숨에 해결했다.
7월에는 흔들리는 불펜진을 보완하기 위해 구원왕 출신인 김세현(30)을 영입했다.
시즌 도중에 단행한 두 번의 트레이드는 KIA에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만큼 이적생들의 활약은 빼어났다.
SK에서 주전 경쟁에 밀려 기회를 잡지 못하던 이명기는 KIA로 팀을 옮긴 뒤 펄펄 날았다.
이명기는 올해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2(464타수 154안타) 9홈런 63타점 79득점으로 톱타자로서 푸짐한 밥상을 차렸다.
KIA의 '안방마님'이 된 김민식은 올해 타격 성적은 타율 0.222(352타수 78안타) 4홈런 40타점 39득점으로 두드러지진 않지만,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의 동반 20승 사냥을 이끄는 등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과시했다.
김세현도 8월 1일 이후 21경기에서 8개의 세이브를 수확하는 등 후반기 흔들리던 불펜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가을야구에서도 이적생들은 KIA에 큰 힘으로 작용했다.
이명기는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톱타자로 선발 출전해 타율 0.364(22타수 8안타)에 2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5차전에서 4타수 3안타에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공략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민식은 2차전에서만 한승택에게 포수 마스크를 양보했을 뿐 한국시리즈 5경기 중 4경기를 책임지며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KIA가 한국시리즈 4승을 모두 선발승으로 장식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된 투수 리드를 뽐낸 김민식의 공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김세현의 활약도 눈부셨다.
김세현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 등판 4⅓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세이브 2개를 올렸다.
특히 4차전이 열린 29일에는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등판하면서 경기당 1⅓이닝씩을 책임지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적 첫해 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이들 이적 3인방은 가을야구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이어가며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더군다나 이명기와 김민식은 이번이 첫 한국시리즈 출전이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