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테러"vs"자해공갈" '박덕흠 폭행' 진흙탕 싸움

입력 2017-10-31 16:12
수정 2017-10-31 16:23
"묻지마 테러"vs"자해공갈" '박덕흠 폭행' 진흙탕 싸움

서로 맞았다 주장해 고소장 제출…6년간 앙금 쌓여 이전투구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자유한국당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영동군의회 박계용 의원 간 폭행 시비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양 측이 제각각 폭행 피해자라며 경찰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에서 진실게임을 벌이는 모양새다.

한국당 충북도당의 '묻지마 테러'라는 주장에 맞서 민주당은 '자해공갈'이라고 받아치는 등 막말까지 난무한다.

두 사람 간 폭행 시비는 지난 28일 오후 2시 영동군 학산면민체육대회 행사장에서 벌어졌다.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던 박 의원을 향해 박 군의원이 "그만두라"고 제지하고 나선 게 발단이다.

당시 무대 위에서 노래를 시작한 박 의원은 객석 쪽으로 걸어가면서 노래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박 군의원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100명이 넘는 주민이 있었고, 음악 소리 등으로 어수선한 상태였지만 적지 않은 주민이 이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데도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두 사람의 주장은 완전히 엇갈린다.

박 의원은 "박 군의원이 뒤쪽에서 갑자기 달려들어 시비 걸었고, 보좌진 등이 만류하려는 순간 얼굴 오른쪽 광대 부위를 주먹으로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원을 찾아가 상해 진단서를 발급 받고 이튿날 경찰에 박 군의원을 고소했다.



반면 박 군의원의 주장은 정반대다.

그는 "뒤늦게 행사장에 나타난 박 의원이 시키지도 않은 노래를 불러 이를 제지하려다가 그로부터 목과 얼굴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 역시 상해 진단서를 첨부한 고소장을 31일 청주지검 영동지청에 냈다.

사건 이후 양측 대응도 이전투구 양상이다.

한국당 충북도당은 이 사건을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묻지마 테러"라고 규정해 정치 이슈로 부각을 시도하고 있다.

박 의원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괴산의 한국당 소속 지방의원과 주요 당직자, 당원 등 30여명은 지난 30일 영동군의회 앞에 모여 박 군의원 제명과 징계를 촉구했다.

이에 질세라 박 군의원은 성명을 내 "박 의원의 거짓 주장이 현장을 지켜본 주민들의 눈과 귀를 모욕하고 있다"며 "자해공갈단이나 다름없다"고 받아쳤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박덕흠 폭행'은 '박덕흠의 행패'"라고 거들었다.

두 사람의 악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던 박 군의원은 집으로 선거구민을 초청해 개고기와 삼겹살, 소주 등 70여만원 어치를 대접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80만원을 물었다.

재판이 끝난 뒤 그는 "박 의원을 도와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며 박 의원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후 그는 우여곡절 끝에 재선에 성공했지만, 작년 7월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박 의원과 불화를 겪으면서 탈당했다.

박 군의원은 지난해 8월 영동 포도축제장에서 박 의원을 향해 의자를 발로 걷어차는 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박 의원을 등지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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