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IS, 석유로 하루 12억씩 벌기도…몰타 거쳐 伊로 밀수"

입력 2017-10-30 19:50
"리비아 IS, 석유로 하루 12억씩 벌기도…몰타 거쳐 伊로 밀수"

아랍권 언론 분석…"암살된 몰타 기자 'IS 석유' 밀수조직 취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리비아 현지 조직이 이탈리아로 원유를 밀수해, 한때 매일 100만달러에 이르는 수입을 올렸다고 아랍권 언론이 보도했다.

30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야 온라인은 2015년부터 작년 사이 IS와 브로커 등의 손을 거쳐 시칠리아(이탈리아)로 밀수된 리비아산 원유가 확인된 것만 8만t에 이른다고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수사 결과를 인용해 전했다.

리비아 IS는 인근 유전의 원유를 헐값에 사들이거나 빼앗아 밀수 브로커에게 배럴당 20∼35달러에 넘겼다.

한때 IS는 하루 원유 5만배럴을 거래했으므로, 매일 100만달러(약 12억원)씩 수입을 올렸을 것이라고 알아라비야는 문석했다.



밀수 브로커가 선박으로 지중해의 몰타 영해 근처까지 리비아산 원유를 수송하면, 몰타의 소형 선박이 공해에서 원유를 실어 몰타로 옮기고, 이 원유는 다시 시칠리아로 수송된다.

이렇게 이탈리아로 흘러든 밀수 원유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돼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이탈리아 금융 수사당국은 올해 2월 IS가 갈취한 원유를 유통하는 조직범죄 실체를 파악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올해 8월 BBC 등 외신은 IS 석유 밀수에 마피아가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앞서 이달 '더러운 기름' 밀수·유통에 가담한 9명을 체포했으며, 50명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최근 몰타에서 벌어진 탐사보도 전문 기자 다프네 가루아나 길리치아(53)의 죽음과 IS 석유 밀수조직과 관련성도 제기됐다.

갈리치아는 앞서 이달 16일 자신의 차량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숨졌다. 암살 배후나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갈리치아는 생전에 리비아, 몰타,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IS 석유 밀수조직을 폭로하는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알아라비야는 전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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