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에 기업 체감경기 위축…11월 전망은 밝아
1차금속·전기장비 하락하고 자동차·화학은 상승
가계·기업 전망 반영한 경제심리지수는 2년 반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긴 추석 연휴가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다소 위축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11월에는 영업일수가 회복되면서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의 업황 BSI는 78로 9월(81)보다 3포인트(p) 떨어졌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최덕재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9월보다 닷새 줄어든 점이 업황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9일)는 이례적으로 열흘이나 될 정도로 길었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81로 한 달 전보다 2p 떨어졌다.
6∼8월 석달간 78에 머물다가 9월에 83으로 껑충 뛰었지만, 이달 들어 내림세로 돌아섰다.
수출기업은 90으로 전월과 같았고 내수기업은 75로 3p 떨어졌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86)과 중소기업(72)이 나란히 2p씩 내려갔다.
업종별로 희비가 갈렸다.
1차금속(80)과 전기장비(73)는 각각 13p, 11p 급락했다.
1차금속은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이 악재가 됐고 전기장비는 구리,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
조선·기타운수는 36으로 8p 떨어졌다.
반면, 자동차의 업황BSI는 70으로 5p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신차효과가 크게 작용했고 대(對)중국 부품수출의 회복 움직임이 가세했다고 설명했다.
화학물질·제품은 국제유가 상승에 3p 오른 105로 집계됐다.
2011년 4월(105)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비스업, 건설업 등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76으로 3p 내려갔다.
도·소매업(72)이 11p 떨어지면서 업황 하락세를 주도했고 숙박업(51)도 13p 떨어졌다.
이와 달리 부동산·임대업(76)은 4p 올랐다.
한국은행은 상가 등 비주택 임대부문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장기연휴에 따른 기업의 체감경기 악화는 일시적 변수로 평가된다.
기업들은 11월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가 비교적 탄탄하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업황전망BSI를 보면 제조업은 84로 오르고 비제조업은 79로 상승할 것으로 파악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00.1로 전월 대비 3.3p 올랐다.
2015년 4월(101.3)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ESI는 수출 전망, 가동률 전망, 가계수입 전망, 가계소비지출 전망 등 BSI와 CSI에서 경기 대응성이 높은 전망지수 7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번 BSI는 지난 16∼23일 전국 3천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2천853개(제조업 1천777개, 비제조업 1천76개) 기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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