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1, 2순위 허훈·양홍석 "신인상보다 팀 성적"

입력 2017-10-30 17:32
신인 1, 2순위 허훈·양홍석 "신인상보다 팀 성적"

허훈 "형과 대결하면 부모님은 막내인 저를 응원하겠죠"

양홍석 "이승현, 문태영 닮은 선수로 팀에 보탬 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 선수가 어김없이 얘기하는 소감은 "신인상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 2순위로 뽑힌 선수들은 '신인상'을 입에 올리기 다소 부담스러워했다.

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 2순위 영광을 안은 허훈(22·180㎝)과 양홍석(20·195㎝)은 나란히 부산 kt에 입단해 팀 동료가 됐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같은 팀에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놓고 '집안싸움'이 벌어질 판이라 둘은 신인상에 대한 질문에 조심스럽게 답했다.

먼저 선배인 허훈이 "누구나 신인상은 받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팀 성적이 더 중요하고 신인상은 그다음에 생각해볼 문제"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자 중앙대 1학년만 마치고 프로로 일찍 뛰어든 양홍석 역시 "팀이 이기면 신인상은 양보해도 될 것 같다"고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 2순위가 한 팀에 들어가게 된 것은 2010년 안양 KGC인삼공사 박찬희, 이정현 이후 올해가 7년 만이다.





'농구 대통령' 허재 국가대표 감독의 차남인 허훈은 "그동안 kt 경기를 보면 잘하다가 4쿼터에 뒤집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희가 들어가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그런 부분을 잘 메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순위로 뽑힌 양홍석이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훈이형, 준비됐나'라고 물어본 것에 대해 허훈은 "준비는 항상 돼 있다"고 답하며 "제가 특출난 것은 없지만 가드로서 동료 선수들을 살려주는 플레이, 팀 조율하는 능력 등의 장점으로 자신 있게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드래프트로 선발된 뒤 무대에서 "KBL 판도를 뒤집어보겠다"고 장담한 그는 11월 7일 서울 SK와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허훈은 "SK가 워낙 잘하기는 하지만 kt가 SK에 강하다고 들었다"며 "첫 경기를 잘 이겨내서 의미 있게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형 허웅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원주 동부(현 원주 DB)에 지명됐다.

지금은 군 복무 중인 허웅과 이날 1순위 영예를 안은 허훈의 맞대결은 2018-2019시즌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허훈은 "맞대결을 하게 되면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고, 승패가 나뉘는 것이 농구 코트기 때문에 봐주는 것 없이 악착같이 열심히 달려들겠다"며 "부모님은 아마 제가 막내니까 저를 응원하지 않을까요"라고 웃어 보였다.



2순위 양홍석은 "수비나 패기 면에서는 오리온의 이승현 형을 닮고 싶고, 플레이 스타일은 내외곽을 모두 잘하는 문태영 선수가 롤 모델"이라며 "신인이 공격에서 큰 보탬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수비에서 하나라도 열심히 해서 속공 기회를 많이 만들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허훈에게도 '닮고 싶은 선수'를 묻자 그는 "특별히 없고, 저 자신을 믿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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