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신 조롱한 마이클 무어 연극에 "완전한 대실패"

입력 2017-10-30 15:33
트럼프, 자신 조롱한 마이클 무어 연극에 "완전한 대실패"

트위터로 설전…무어 "당신 대통령직하고 헷갈렸군"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꾸준히 비판해온 유명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와 트위터 설전을 펼쳤다.

무어가 직접 출연한 브로드웨이 1인극 '내 굴복의 조건'(The Terms of My Surrender)의 종연이 그 계기가 됐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극이 완전히 막을 내린 지 6일 뒤인 전날 트위터를 통해 "엉성한(sloppy) 마이클 무어의 쇼가 브로드웨이에서 완전한 대실패(total bomb)를 했고 막을 내리도록 강요당했다. 슬프다"고 말했다.

이번 트윗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풍자한 이 연극과 관련해 처음으로 내놓은 반응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극이 부진한 흥행 실적으로 조기 종연하는 것처럼 적었지만, 무어 측은 처음부터 12주 일정으로 공연한다는 사실을 미리 밝힌 바 있다. 마지막 무대가 펼쳐진 10월22일은 예고한 대로 12주를 꽉 채운 시점이었다.

그러자 무어도 트위터를 동원해 조목조목 반격했다. 그는 "당신은 내 브로드웨이 대히트작을 당신의 대통령직과 헷갈린 것 같다"면서 "당신의 대통령직은 완전한 실패이자 정말로 일찍 끝날 것이다. 슬프지는 않다"고 적었다.

무어는 지난주 초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도 "브로드웨이에서의 100차례 공연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자부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한 무어의 1인극 흥행 성적은 객관적으로 누구의 주장에 더 가까울까.

NYT는 제한된 공연 횟수와 평범한 수익을 고려할 때 재정적인 측면에서 '완전한 대실패'도 '대히트작'도 모두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극장주와 제작자 등 브로드웨이 극장가 관련 협회인 '브로드웨이리그' 집계를 보면 이 연극은 모두 7만4천484명이 관람해 420만 달러(약 47억 원)의 총수입을 올렸다. 종종 객석의 4분의 3 정도가 채워졌다고 NYT는 전했다.

그럼에도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잘 아는 것처럼" 다수의 브로드웨이 연극이 재정적으로 실패한다고 지적해 무어의 손을 살짝 더 높이 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년 시절인 1970년 조연출한 연극 '파리 이즈 아웃'(Pris Is Out)의 흥행 참패를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연극 '해밀턴'의 한 배우가 당시 관람 중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비판적 발언을 하자 "매우 과대평가된 연극"이라고 공격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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