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광주 자치구 경계조정 이제 속도 내나
지방선거, 정치권 이해타산 맞물려 산 넘어 산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시가 지지부진한 자치구(區)간 경계조정을 위해 준비기획단을 꾸리는 등 본격적으로 나선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데다 자치구, 지역 정치권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내후년이나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오는 7일 경계조정의 세부적인 틀을 마련할 준비기획단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기획단은 지난해 10월 경계조정 방침이 세워진 뒤 일부 지방의회의 불참으로 1년 만에 구성이 마무리됐다.
광역 및 기초 의원 10명, 시와 자치구 7명, 기관단체 13명, 정당 5명, 학계와 교육계(5명) 등 모두 39명이다.
기획단 회의에서는 자치구간 경계조정과 연구용역 계획 설명, 용역계획 의견청취, 경계조정 전반에 관한 진행 등을 한다.
시작도 못 했던 경계조정 연구용역은 12월께 시작, 내년 지방선거 뒤 내놓을 계획이다.
경계조정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주민 의견 수렴과 대상지 선정, 기초·광역의회를 거쳐 행자부에 건의하고 국무회의 통과 절차를 밟게 된다.
경계조정은 심화하는 도심 공동화와 자치구간 인구 불균형을 해소하고 주민 편익제공 차원에서 추진됐다.
지역 정치권과 광주시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추진 속도가 붙었으나 기획단 구성으로 1년간 제자리를 걸었다.
이번 경계조정은 5개 자치구 모두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폭인 데다 선거구 조정도 불가피하다.
각 자치구도 경계조정의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세부적인 방향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언제든지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크다.
단순히 인구를 주고받거나 토지와 도로, 하천 등 지형만을 고려한 경계조정은 주민 간 갈등만 조장할 우려가 있다.
그동안 2011년 10월 1일 동구 산수 1·2동이 북구로, 북구 풍향동 일부 등이 동구로 편입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소폭의 조정이 이뤄졌다.
지난 총선 전 국회의원 8석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동구와 남구, 북구 갑·을 지역을 인위적으로 재편해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광주 자치구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구가 9만5천791명으로 10만 명 이하로 추락했으며 가장 많은 북구(44만1천66명)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준비기획단 구성이 마무리된 만큼 안건이 테이블에 오른 셈이다"며 "내년 지방선거 진행을 봐가며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icep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