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돌격대장 이명기 "어제 결승타, 좋아서 잠이 안 와"

입력 2017-10-29 13:20
KIA 돌격대장 이명기 "어제 결승타, 좋아서 잠이 안 와"

"오늘은 1회부터 선취점 내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야구선수라면 누구에게나 '인생 경기'는 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명기(30)에게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3차전이 인생 경기였다.

이날 이명기의 성적은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정규시즌 기준으로 보면 단순한 멀티히트 경기지만, 이명기는 꽉 막힌 타선 물꼬를 트는 결정적인 안타로 KIA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역전하는 데 앞장섰다.

이명기는 0-0으로 맞선 3회 초 2사 2루에서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의 3구를 밀어쳐 좌익수 쪽 결승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전진 수비하던 두산 좌익수 김재환은 뒤로 황급하게 돌아갔지만, 이명기의 잘 맞은 타구를 잡을 수 없었다.

3-1로 앞선 5회 초에는 선두타자 2루타로 출루한 뒤 홈을 밟아 쐐기 득점까지 냈다.

2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명기는 "직구 타이밍에 배트가 나가다가 타이밍이 맞았다. 맞는 순간에는 잘 맞아서 안타라고 생각했는데, 김재환이 잘 쫓아가서 불안했다"며 안타 장면을 떠올렸다.

경기가 끝난 뒤 숙소에서 다시 영상을 돌려봤다는 이명기는 "결승타치고 좋아서 잠이 안 오더라"면서도 "그냥 본 게 아니다. 어느 코스의 공이었는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평소 몸동작이 큰 편이 아닌 이명기는 2루타 직후 손동작으로 환희를 표현했다.

그는 "큰 경기는 선취점이 중요하다. 2사 후라서 꼭 치고 싶었는데, 점수를 내서 너무 기분 좋았다. 분위기가 중요하다. 오늘은 1회부터 선취점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시리즈 초반 실전 감각이 떨어져 고전했던 KIA는 점점 감을 되찾고 있다.

4차전 역시 1번 타자로 출격하는 이명기는 "오래 쉬다가 쳐서 처음에는 감이 안 좋았다. 이제는 회복했다. 어제는 감이 좋았는데, 오늘 다시 해봐야 알겠다"고 했다.

3차전 데일리 MVP는 7이닝 3실점을 기록한 선발 투수 팻딘이 받았다.

공헌도만 따지면 이명기도 결코 팻딘에게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명기는 "너무 욕심이 많으면 안 된다. 팀이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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