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곰의 '단군 매치'…신화 뛰어넘는 감동과 재미

입력 2017-10-28 17:29
호랑이와 곰의 '단군 매치'…신화 뛰어넘는 감동과 재미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에게 어느 날 곰과 호랑이가 찾아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곰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마늘과 쑥을 먹으며 동굴에서 버텼지만,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결국, 곰은 여자가 돼 환웅과 결혼해 단군을 낳았고, 어른이 된 단군은 한민족 최초의 국가를 세웠다.

이상이 한국인이라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단군 신화'다.

단군기원 4350년(서기 2017년) 10월, 한반도에서는 신화보다 더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단군 매치'가 펼쳐지고 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한국시리즈(7전4승제)가 그것이다.

양 팀의 상징이 각각 호랑이와 곰이라는 점에서 이번 한국시리즈는 '단군 매치'로 불린다.

신화 속에서는 곰이 호랑이를 이겼지만, 4천여 년이 지나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는 호랑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KIA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 속에서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른 두산과 3차전에서 6-3으로 승리했다.

호랑이한테 이번 매치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1차전에서는 호랑이가 무릎을 꿇었다.

선발 헥터 노에시가 상대 더스틴 니퍼트한테 못 미쳤다. 두산의 강타자 김재환과 오재일은 헥터를 상대로 연속타자 홈런을 때렸다.

2차전에서는 양현종이 완봉승으로 호랑이를 일으켜 세웠다.

이어 이날 3차전에서는 선발투수 팻 딘의 7이닝 3실점 역투와 9회 대타 나지완의 쐐기를 박는 투런포에 힘입어 곰을 때려눕혔다.

'단군 매치' 4차전은 29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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