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테크 비상] '긴축의 시대'…빚부터 줄이세요

입력 2017-10-29 10:37
[빚테크 비상] '긴축의 시대'…빚부터 줄이세요

대출 어려워지고 금리도 올라…금리인하 요구 적극 활용

변동금리→고정금리 갈아타기는 신중하게 고려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정부의 10·24대책에 따라 앞으론 금융권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금리도 오르고 있다.

바야흐로 '긴축의 시대'가 오고 있어 재테크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저금리 시대엔 대출을 받아도 이자만 내며 버틸 수 있었지만 앞으론 얘기가 달라진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빠른 속도로 올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부터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신용카드론, 자동차 할부에 이르기까지 1천400조 원을 넘어선 가계의 빚은 앞으로 가계의 살림살이는 물론 나아가 국가 경제 전체를 제약하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부채의 부담이 주는 무게 자체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이런 긴축의 시대엔 적금 등으로 금융자산을 축적하는 것보다 부채 감축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금리 상승기에 부채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부채의 절대 규모 자체를 줄이는 재테크 전략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 좋은 투자대상이나 상품을 찾아 고수익을 내고 이를 통해 부채의 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일반인으로선 쉽지 않은 얘기다.

이경민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여력이 없고 부채가 있는 분들은 대출을 줄이는 게 최선의 재테크"라면서 "현재 가진 부채의 금리를 비교해봐서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것부터 순서대로 갚아 빚을 줄이는 게 맞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적금이나 예금의 금리가 그다지 높지 않다면 이를 깨서라도 금리가 높은 카드론이나 2금융권 대출을 우선 상환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집을 살 때 받았던 주택담보대출이 변동금리형이라면 고정금리로의 전환을 고려해볼 만하다. 금리 상승기엔 고정금리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대출 기간이 5년 이내인 대출은 변동금리가 낫고 10년 이상 장기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정금리로의 갈아타기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될 예정이고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아서 성급하게 고정금리로 갈아탈 필요는 없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나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속도 등을 지켜보며 갈아타기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

이부덕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부지점장은 "지금 금리가 오른 것은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선반영된 것인 데다 금리가 급하게 오르면 막대한 가계부채의 부실이 생길 수 있어 정부가 금리를 빠르게 올리진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변동금리가 낮은 데다 대출을 갈아타면 생각보다 이런저런 비용도 많이 든다"고 말했다.

대출규모가 큰 다주택자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부동산을 우선 정리하는 게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금리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인 데다 내년부터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부동산 가격 상승도 제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보유세 강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박준오 삼성생명 강남재무설계(FP)센터장은 "그동안은 장기간 저금리 상태여서 임대소득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었는데 앞으론 그렇게 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추세가 금리 인상으로 바뀌는 게 확인되면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올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금리 인하 요구권은 신용상태나 상환능력이 개선됐을 때 대출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이나 카드·보험사에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햇살론 등 정책자금대출과 예·적금 담보대출, 보험회사의 보험계약 대출 등 미리 정해진 금리 기준에 따라 취급된 상품은 금리인하 요구권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리 인하 요구를 들어주는 범위는 금융회사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A은행은 신용등급이 1단계만 상승해도 금리 인하를 수용하지만 B은행은 신용등급이 2단계까지 상승해야 수용하는 식이다.

또 일부 금융회사는 대출 실행 후 6개월이 지나야 하며 1년에 2회까지만 금리 인하를 수용하는 등 금리인하 요구권 행사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다.

금리 인하를 원하는 사람은 해당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신청서와 신용상태 개선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내면 된다.

승진자라면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 등이 입증자료가 된다. 이후 금융기관의 내부 심사기준에 따라 심사하고 5∼10영업일 안에 심사결과를 통보한다.

홍승훈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팀장은 "금리 인하는 자기의 신용도가 변동될 때 요구하면 된다. 급여 인상이나 연봉 인상, 직급인상, 자산이나 부동산이 늘어나는 등 상황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은행에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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