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와인스틴' 토백 감독 성추행 폭로 잇달아…줄잡아 300명

입력 2017-10-28 00:10
'제2 와인스틴' 토백 감독 성추행 폭로 잇달아…줄잡아 300명

여배우 셀마 블레어·레이철 맥애덤스 실명 폭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이 미국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데 이어 또 다른 메가톤급 성추문이 터질 조짐이다.

할리우드 영화감독 겸 제작자 제임스 토백(72)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배우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토백의 여러 가지 비행을 고발한 여배우가 줄잡아 3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앞서 토백의 성추문을 처음 보도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피해 여성이 38명이라고 지난 주말 전한 바 있다.



여배우들의 증언에 따르면 토백의 성추행은 호텔방, 촬영장, 사무실 등에서 오랫동안 지속됐으며 영화 출연 등을 미끼로 한 수법 등이 와인스틴과 비슷하다고 할리우드 매체들은 전했다.

오디션이나 인터뷰를 하겠다며 호텔로 불러 신체 부위를 접촉하는 식으로 성추행을 지속했다는 것이다.

실명을 밝히고 폭로하는 여배우들도 나오고 있다.

여배우 셀마 블레어와 레이철 맥애덤스가 토백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블레어는 애초 LA타임스에서 익명으로 제보했으나 토백이 성추행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는 걸 보고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블레어는 토백 감독과 수차례 만났는데 호텔방에서 옷을 벗기게 하고 독백 대사를 하도록 강요한 적이 있으며, 스스로 옷을 벗고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요구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블레어는 토백의 요구를 거부하자 그가 호텔방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음란행위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맥애덤스는 토백 감독의 영화 '하버드맨'에서 역할을 맡고 있던 21살 때 호텔 방에 불려가 토백한테서 성추행 당했다면서 "마치 사자 입 속에 던져진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블레어와 맥애덤스는 할리우드의 전염병처럼 번지는 성추행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폭로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토백 감독은 앞선 LA타임스 보도에 대해 "해당 여성들을 접촉한 적이 없다"며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토백은 1991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워런 비티, 아네트 베닝 주연의 영화 '벅시'의 각본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시에나 밀러 등이 주연한 '프라이빗 라이프 오브 모던 우먼'의 메가폰을 잡아 각종 영화제 시상식에 초청받았다.

토백은 칸영화제와 LA 비평가협회 수상 경력을 갖고 있으며 뉴욕대학 등에서 영화 강의를 맡기도 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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